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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빛나는 삶]산악인 허영호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04-14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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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빛나는 삶]산악인 허영호

지구 3대 극점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와 북극점, 남극점. 등산인 허영호 씨(44살)는 이들을 자신의 발 아래 뒀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유럽의 엘부르즈, 북아메리카의 매킨리 등 세계 7대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남·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남극대륙)의 최고봉을 차례로 정복한 세계 최고의 탐험가다. 그를 제외하면 3대 극점 정복자는 노르웨이 산악인 1명뿐이다. 그는 소년 시절 자신이 탐험가가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약골 소년이었다. 다 커서도 키가 172㎝밖에 되지 않았다. 충북 제천 출신인 그는 아버지가 철도공무원이라 초등학교 시절 4번이나 전학해야 했다. 친구를 사귈 수 없었던 그는 혼자서 산에 올라가 놀곤 했다. 본격적으로 산에 대해 애착을 가진 것은 중학생 때. “69년 설악산 조난 기사를 읽고 나서 한겨울에 사람들이 산에 올라가 먹고자고 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 뒤 누나를 따라 고향의 금수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왠지 짜릿했습니다. 그게 등산 인생의 시작이었지요.” 그는 제천고에 다니면서 제천산악회에 들어갔다. 당시로선 값이 비싸 만져보기도 힘들었던 등산화와 텐트, 침낭 들을 선배들에게 간청해서 잠시 빌려 쓰는 것이 너무도 행복했다. 산을 오르면서부터 몸이 좋아져 육상선수로 활약했으며 축구·배구 등 안해 본 운동이 없었다. 하지만 산타기와 운동에 몰두할수록 성적은 내려가기만 해 결국 대학을 포기하고 고교 졸업 후 시멘트회사 성신양회에 취직했다. 여기서 부장으로 일하고 있던 산악인 박용근 씨를 만났다. 박씨는 그에게 체력 하나로만 등산하지 않고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박 선생님은 나침반 사용법, 비상 식량 활용법, 암벽타기 기술 등 등산 기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한국산악회에도 들어가고 일기 쓰는 습관을 배웠습니다. 일기는 자신의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자기 관리를 하게 하는 소중한 글쓰기지요.” 그는 “일기를 쓰면서 몇백 미터 높이 산은 체력으로, 그보다 높은 산은 기술로 오를 수 있지만 세계 정상급의 산들은 내면을 강철처럼 만들어야 오를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처음 오른 세계적인 산은 8천481m의 히말라야 마칼루봉. “6천m를 올라가자 산소가 부족했습니다. 식량은 미숫가루 같은 ‘참바’. 어질어질한 고산증이 나타나고 언제 눈사태와 강풍이 몰아닥칠지 몰랐습니다. 산을 오르다가 얼어죽은 시체를 보자 겁이 더럭 나더군요. 기온도 영하 20도로 내려갔습니다. ‘죽음’과 싸운다는 각오로 정상을 기어이 정복했지요. 하지만 내려가는 길에 산소통이 바닥나 버렸습니다. 정신, 정신력만이 내가 믿을 수 있는 모든 것이었지요.” 결국 살아서 하산했다. 이때의 경험은 그를 부쩍 성장하게 했다. 이후부터는 ‘정복의 나날’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얼음 틈바구니(크레바스)를 건너고, 절벽에서 추락했다가 다시 기어오르고, 강풍 속에 텐트를 치는 초인간적인 등산이었다. 인내심을 극도로 높여가면서 마나슬루, 에베레스트, 북극, 남극을 차례로 넘어섰다. 그는 말한다. “정상에 올라서도 사실은 자연을 정복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인내와 담력을 최대한 발휘하자 자연이 나를 끌어안은 것이지요. 자연은 나의 영원한 친구입니다.” △54년 충북 제천에서 4남4녀 중 여섯째로 출생 △뒤늦게 청주대 체육과에 들어가 89년 졸업 △87년 에베레스트 등정 △91년 북극점 정복 △92년 남미 아콩카과, 북미 매킨리,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등 각 대륙 최고봉 등정 △94년 남극점과 오세아니아 최고봉 칼스텐츠 정복 △95년 유럽 엘부르즈, 남극 빈슨 매시프 등 대륙 최고봉 정복 〈권기태 기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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