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오후였다.
어머니께서 “책상 속 정리를 해라” 하셨다.
책상을 열어보니 너무나 복잡했다.
책상 서랍을 빼서 방바닥에 쏟았는데 나는 깜짝 놀랐다.
쓸 수 있는 학용품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빵집에서 받은 책받침, 도서관에서 받은 메모지, 학원에서 받은 연필 등…. 이런 쓸 수 있는 학용품들이 가득 있었다.
어머니께서 그것을 보시고 한숨을 쉬셨다.
“학용품들이 불쌍하다, 불쌍해.”
나는 왜 학용품들이 불쌍하다고 했는지 궁금해 그 까닭을 여쭈었더니, 요즘은 IMF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금 모으기 운동이나 물건 아껴쓰기 운동을 하는데 나는 쓸 수 있는 학용품들을 책상 서랍에 넣어 놨다가 그냥 버리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아파트 토론회에서도 나라를살리기위해물건아껴쓰기 운동에 참가하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쓸 수 있는 학용품을 서랍 속에 모아놨다가 버렸으니 할 말이 없었다.
나는 계속 책상 속을 정리하고 있는데 책상 서랍 속에 캐릭터가 눈에 띄었다. 그전에 캐릭터를 형이 가지고 갔다고 한 것이 미안해서 형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하루를 지냈다. 그리고 동생에게 내놓으라고 한 지갑과 카드도 그 곳에 있었다.
어머니께서 “이제부터라도 학용품을 아껴쓰면 우리 경제와 나라를 살릴 수 있다”고 하셨다. 이제부터는 약속을 꼭 지킬 것이다.
서랍 속의 많은 학용품들을 정리해서 기분이 상쾌하였다.
이호창 / 서울 연가교 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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