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띠리 띠띠띠디….’
오늘 아침도 엄마가 아빠의 Y셔츠를 다리는 다리미 소리로 시작된다.
우리 집에는 엄마가 처녀 때 쓰시던 다리미가 있다.
모든 것은 잘 되지만 소리가 나서 언제나 나의 아침잠을 깨운다.
“엄마, 시끄러워요! 제발 다리미 좀 바꿔요. 요즘 세련되고 스팀까지 나오는 다리미가 얼마나 많은데요.”
오늘도 나는 엄마에게 짜증을 부린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엄마가 꾸중을 하지 않고 조용한 말로 말했다.
“민경아, 이 다리미가 언제 산 것인지 알고 있니?”
“몰라요. 엄마 아빠 결혼할 때 산 것 아녜요?”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엄마의 물음에 대답했다.
“아니란다. 이건 엄마가 처녀 때 산 거야. 그래서 지금까지 쓰고 있는 거란다.”
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놀라기고 하고 신기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엄마, 이 다리미는 너무 낡았어요. 디자인도 별로구요. 요즘 스팀도 나오고 좋은 게 얼마나 많은데요.”
나는 어제 길을 가다 전자 대리점에서 본 다리미를 생각하며 엄마한데 말했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 많이들 얘기하지? 그것은 다 과소비가 몸에 배어 버린 너희들 같은 젊은 세대의 잘못된 생활 습관 때문이야. 이렇게 생각을 해보렴. 예쁘고 깔끔한 옷이 있어. 그런데 너는 지금 그런 옷을 하나 가지고 있단다. 그래도 넌 그 옷을 살 거니?”
“아니요. 왜 사요? 집에 있는데.”
“맞아, 지금 우리도 고장나지 않고 성능 좋은 다리미가 있는데 왜 또 사니? 그리고 우리 집에서나 이 다리미가 제 구실을 하지, 버리면 누가 가져가겠니? 쓰레기가 되어 자연을 훼손시킬 뿐이지.”
“엄마, 죄송해요. 제가 엄마의 깊은 속도 모르고 디자인이 이상하고 겉모양이 싫다고 괜히 투정을 부렸어요. 엄마, 이 다리미 버리지 말고 꼭꼭 잘 보관하세요. 제가 시집갈 때 가져갈 테니까요.”
“호호호, 엄마도 그랬으면 정말 좋겠구나. 그럼 엄마도 민경이가 자랑스러워지겠는데….”
나는 오늘 그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없는 엄마의 생활 교훈을 배웠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저 그릇은 대체 언제 산 거지? 저것도 여쭤 볼까?’
손민경/경기 남수원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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