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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후보/산문]하늘로 간 금붕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09-26 12: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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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후보/산문]하늘로 간 금붕어

쉬는 시간에 무심코 어항 속에서 한가롭게 놀고 있는 금붕어를 보았다. 알록달록 예쁘게 생긴 금붕어들이 저마다 자기의 멋을 뽐내려는 듯 살랑살랑 춤추고 있었다. 갑자기 지난 3학년 때 일이 떠올랐다. 3학년 대표로 우리 반이 물 오염에 관해 연구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큰 책상 두 개에 여러 사진 자료와 깨끗한 물, 더러운 물, 그리고 4개의 비커에는 금붕어가 한 마리씩 헤엄쳐 다니고 있었다. 물 오염에 대한 토의를 마쳤을 때였다. “이번엔 더러운 물과 깨끗한 물에 금붕어를 한 마리씩 넣어 볼 거예요. 어떻게 되는지 관찰해 보세요.” 선생님의 말씀에 이어 친구 몇 명이 비커에 있는 금붕어를 각각 물에 넣었다. 얼마 후 더러운 물에 있던 금붕어가 비실거렸다. “죽으려나 봐.” “불쌍해.” 아이들이 금붕어를 꺼내주고 싶어 안달이었다. “여러분, 이제 더러운 물 속의 금붕어가 죽을 거라는 것을 알겠죠? 그럼 불쌍한 금붕어를 깨끗한 물에 옮겨 주세요.” 선생님의 말씀에 친구들이 몰려들었지만 내가 먼저 금붕어를 살며시 건져 깨끗한 물로 옮겨 놓았다. ‘금붕어야, 제발 살아 다오.’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었지만 금붕어는 죽고 말았다.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더러운 물의 금붕어가 죽는다면 다른 동식물도 물 오염 때문에 많은 피해를 보고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어제 수족관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금붕어를 사려고 수족관에 갔었다. 엄마가 직접 뜰채로 금붕어를 건져 내던 중 눈이 하나밖에 없는 기형어가 눈에 띄었다. “엄마, 금붕어 좀 봐요. 눈이 한쪽밖에 없어요.” “어머나, 정말이네. 아니 왜 이 금붕어는 눈이 한쪽밖에 없을까?” 사람에게만 기형아가 있는 줄 알았는데 금붕어에게도 기형어가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이제 생각해 보니 날로 심각해지는 물 오염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신문이나 TV에서 샛강살리기, 환경 문제 등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심각하고 중요하게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더러운 물에서 죽어가고 있는 금붕어를 보면서 물 오염의 주범인 사람들이 미워졌다. 이제부터라도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생활 폐수, 공장 폐수 등을 마구 버려서는 안 되겠다. 귀찮더라도 조그만 일부터 내가 먼저 앞장서다 보면 우리의 자연은 더욱더 푸르를 것이다. 동식물이 마음놓고 물을 먹을 수 있을 때 우리들도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가슴 속 깊이 느끼며 오늘도 비누로 머리감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조한별/서울 전농교 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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