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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후보/산문]책가방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09-23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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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후보/산문]책가방

학교에서 쉬는 시간 때의 일이다. 오늘도 쉬는 시간이 되자 공기놀이, 가위 바위 보, 홀짝 등 시끌벅적했다. 나는 그동안 친구들과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재잘재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 친구가 말했다. “얘들아, 어제가 내 생일이었는데 엄마랑 아빠가 그동안 공부도 잘하고 착하게 굴었다면서 책가방을 사주셨어. 이것 봐. 예쁘지?” 그 애가 말하는 동안 나는 슬쩍 다른 곳으로 빠졌다.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내가 열 번째 생일을 맞이 하였을 때의 일이었다. “윤경아, 오늘 윤경이 생일인데 아빠가 뭐 사줄까?” “으응, 엄마 저어 책가방이 갖고 싶어요.” “뭐? 윤경아, 책가방은 아직 새 것이잖니? 조금만 더 써라. 나중에 예쁜 가방 사줄게.” ‘쳇, 됐어요. 딸 가방 하나 사 주는 게 그렇게도 아까워요?’ 나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내 방으로 들어갔다. “휴우, 옆집 아름이 언니는 벌써 가방이 다섯 개째라는데…. 우리 엄만 뭐야? 맨날 절약해야 된다, 돈 아깝다, 쓸데없는 거 사지 마라. 어휴, 지겨운 잔소리….” 잠시 후 친구가 와서 책을 한 권 빌려주었다. 그 책의 내용은 엄마 아빠가 돌아가시고 소년 가장이 된 아이의 생활수기 모음이었다. 사진이 한 장 찍혀 있는데 내 가방보다 훨씬 헌 가방을 메고 즐거운 모습으로 힘차게 달려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 부모님께 투정만 부렸다. 비로소 나는 키워 주신 어머니한테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나도 이 아이처럼 물건을 잘 아끼는 아이가 되어야겠다. 그리고 나에게는 물자 절약 정신이 철저하신 부모님이 계셔서 참 기쁘고 자랑스럽다. 이윤경/경남 김해 외동교 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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