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사망아동 합동위령제
“이제는 세상에서 극복하지 못한 장애를 훌훌 털어버리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지난 8일 서울시립아동 병원에서는 장애와 질병으로 인해 부모에게 버림받고 하늘 나라로 사라져 간 어린이들을 위한 ‘무연고 사망 아동 합동 위령제’가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 위령제는 서울시립병원이 개원한 해인 1981년부터 1997년 8월 31일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한 689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것.
이 날 병원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유가족, 그리고 병원에 입원한 어린 환자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대부분 간호사가 미는 휠체어에 의존한 채 행사장으로 나온 어린 환자들은 이 행사의 의미를 아는 듯 티없이 맑은 웃음만을 띤 채 보채거나 크게 떠들지 않고 식을 지켜 보았다.
현재 서울시의 장애 어린이는 2만여 명. 이 가운데에서 시설에서 치료와 보호를 받고 있는 어린이는 불과 2천788명 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서울 시립 아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어린이 250여 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하고는 부모로부터 버려진 어린이들이다.
이날의 위령제는 장애어린이가 결코 버림받고 소외될만한 큰 죄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 속에서 보호와 관심을 받고 치료되어야 한다는 사회에 대한 소리 없는 꾸짖음으로 남았다.
〈유수나 기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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