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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후보/산문]빵 한 조각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09-09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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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후보/산문]빵 한 조각

[문예상후보/산문]빵 한 조각

얼마 전의 일이다. 배가 너무 고파 부엌에 들어서니 크림빵이 있었다. 평소에 싫어하는 것이었으나 얼른 집었다. 그리고 우유와 함께 먹는데 점점 맛이 없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엄마의 눈치를 살피며 빵을 쓰레기통에 넣었다. 혹시 엄마가 볼까봐 깊숙이 넣었다. 걱정이 되었으나 아무 일도 없겠거니 하고 학원에 갔다. 그런데 그날 따라 학원에선 환경에 대한 글을 쓴다고 했다. 난 엄마한테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겁이 났다. 얼른 집에 가서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어렵게 글을 쓰고 집으로 왔다. 도둑질하듯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가는데, “이남희, 너 이리 와봐.” 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이제는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엄마는 무심코 버린 빵을 들고 있었다. “이거 네가 버린 거지?” “네.” 나는 기어드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거 왜 버렸니?” 엄마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나는 내가 잘못한 일이었기 때문에 대답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왜 버렸나구? 너는 음식 아까운 줄도 모르니? 먹기 싫으면 잘 싸두어야 될 거 아냐. 그럼 다른 사람이 먹을 수도 있잖아.” 어느새 내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엄마는 내가 답답했던지, “너 빨리 말해. 버린 이유를 말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말아.” 하고 말씀하시고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정말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더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닌가?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음식을 아끼지 않는다고 매일 혼나면서도 반성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는 나. 정말 한심한 아이다. 음식 쓰레기만 해도 쓰레기 중에서 아주 많은 양을 차지하는데, 그리고 북한 어린이들은 먹을 것이 부족해서 많이 죽는다고 하는데…. 난 저절로 고개가 수그러졌다. 그리고 속으로 용서를 빌었다. ‘엄마, 죄송해요. 앞으로는 음식 안 버릴게요. 이번 일은 내가 너무 생각 없이 행동했어요. 죄송합니다.’ 이남희 / 경기 수원 남수원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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