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문예상 후보/산문]별님은 서울을 싫어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08-29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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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방학 때마다 서울 큰 병원으로 시력 검사를 받기 위해 올라간다. 작년 여름 방학 어느 날, 엄마와 동생, 그리고 나는 장성역에서 기차를 탔다. 항상 고속버스를 탔는데 이번에는 기차를 타게 되어 정말 좋았다. 갓난 아이 때는 모르지만 내가 철들어서 처음 타보는 기차다. 덜커덩거리며 신나게 달리는 기차 안에는 화장실도 있고 식당도 있었다. 또 오징어와 과자 등을 파는 손수레 가게도 있어서 좋았다. 우리는 준비해 온 삶은 달걀, 오징어, 과자, 음료수를 먹으면서 쓰레기는 비닐봉지에 담았다. 서울에 도착할 무렵 화장실에 가는데 여기 저기 막 버려져 있는 쓰레기들을 보면서, ‘만약 자기 집 안방이라면 이렇게 마구 버릴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니 얄미운 생각이 들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서울역에 도착했는데 엄마는 공기가 좋지 않은 때문인지 머리가 아프다고 하셨다. 마중 나온 이모가, “무공해 인간들이 서울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구나.” 하고 웃으시며 우리를 반겨주셨다. 이모 집에 도착한 우리는 가지고 간 가방을 풀며 엄마가 직접 만들어 온 비누 때문에 한바탕 웃음 소동이 벌어졌다. 비뚤어진 비누에 ‘엄마표’ ‘아빠표’ ‘유진이표’라고 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비누는 우리 동네 탕수육 전문가로 불리는 엄마가 쓰고 남은 폐식용유를 이용해 비누를 만들면서 비누가 굳기 전에 우리 가족 이름을 써넣었던 것이다. 때가 잘 빠진다며 이웃집에도 나누어 주고는 쓰기가 아깝다는 말씀을 하셨다. 아마 지금쯤 이모도 폐식용유를 모아서 비누를 만들어 사용할 것이다. 저녁밥을 먹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내가 사는 시골 하늘에는 별님도 많고 달님도 보였는데 서울 하늘에서는 볼 수 없고 어쩐지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궁금해 하는 나에게 이모는, “서울 인구가 많아지면서 공장과 자동차도 많아지고 또 나쁜 연기나 가스가 하늘로 올라가 공기가 탁해져서 그렇단다.” 하고 말씀해 주셨다. ‘이렇게 오염된 환경 속에서 살면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지구도 병들어 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공기 좋은 시골에 사는 것이 행복했다. 다음 날 외출 준비를 하느라고 샴푸로 머릴 감고 무스를 바르는 이모와 언니들에게 말했다. “우리 집에서는 비누로 머리를 감고 식초 몇 방울로 머리를 행구는데…, 이모네도 그렇게 하세요. 그러면 환경 오염도 줄이고 머리결도 좋아진대요.” “그래, 반성을 해야겠구나. 우리 주희가 어린애가 아니구나.” 이모는 나를 보며 대견해 하셨다. 나도 이모 말씀에 기분이 좋았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다시 한번 다짐을 했다. 앞으로는 환경 공부도 많이 하고, 우리에게 소중한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기 위해 나부터 실천해야겠다고. 임주희/경남 장성 사창교 3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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