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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작문/동상]백제관음상과 축구공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08-16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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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작문/동상]백제관음상과 축구공

지금 운동장에서는 2반 아이들과 우리 반 아이들 사이에 축구 시합이 벌어졌다. 나는 축구를 잘 못해서 응원 담당이 되었다. 나도 올 여름 방학 때는 아빠와 함께 열심히 연습해서 우리 반 대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축구를 못하지만 좋아한다. 특히, 우리 나라 대표팀과 외국 대표팀이 하는 시합은 비록 텔레비전을 통해서지만 잠도 자지 않고 보는 편이다. 내가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 나라가 축구를 잘 하고, 내가 우리 나라를 사랑하는 때문이다. 시합이 시작되기 전에는 가슴이 설레다가 시합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흥분되어 혼자서 소리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기면 만세도 부르고 만약 지면 화를 내기도 하며 한숨을 쉬기도 한다. 그리고 다음 시합을 기다린다. 그런 나에게 있어서 프랑스 월드컵과 2002년 월드컵은 정말로 기대되는 대회이다. 특히 2002년월드컵은우리나라에서하기때문에세계 대 스타들의묘기를직접볼 수 있고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문화를 자랑할 수 있어 좋다. 그러나 이 자랑스런 월드컵 대회를 우리 나라와 일본이 나누어 치러야 한다는 것이 속상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분한 마음이 들다가, 문득 2년 전 가족들과 함께 일본 배낭 여행을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비가 폭포같이 쏟아지던 여름 날, 방학이 되자마자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배낭 메고 지도를 들고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갔다. 교토, 오사카, 나라 등을 돌아보았다. 아름다운 금각사, 커다란 불상과 귀여운 사슴(나를 발로 찬 못된 놈도 있었지만), 동양도자기, 미술관 입구의 자랑스런조롱박,고려청자,백제교, 친절한 일본 사람, 깨끗한 화장실,단정한 학생 등.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세계의 문화 유산이자 일본 국보인 호류사에 있는 백제관음상이었다. 키가 크고 날씬하며 아름다운 옷을 입고 있는 목조 관음보살상 앞에서 아빠와 엄마는 합장을 하고 기도를 하셨다. 관음보살의 얼굴을 보니 오랜 세월로 코가 약간 헐었으나 우리 조상들이 만든 것이라 생각하니 반갑고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절 입구에서 받은 안내 용지(우리 말로 된)를 보니, 백제관음상을 위해 새로운 집을 지으려고 성금을 모으고 있었다. 아! 우리 조상이 만든 보살상을 일본 사람들도 좋아하고 존경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매우 기뻤다. 백제관음상을 생각하다 보니 일본 아이들도 2002년 월드컵 대회를 나누어 치르는 것에 대해 꽤 서운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월드컵이 한·일 양국에서 나뉘어 치르게 되어 한편으로는 기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섭섭하다니, 기분이 묘하다. 옳지! 2002년 월드컵은 나누어 치르는 것이 아니라 백제관음상을 함께 자랑스러워 하고 존경하듯이, 함께 자랑스럽고 훌륭하게 치러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학교 운동장에 우리 반 학생과 일본 학생이 함께 줄을 서서 입장하고, 백제 관음보살이 심판이 되어 입에 호루라기를 물고 축구공을 들고 오신다면 얼마나 기쁠까? 이 강/경기 성남 불곡교 5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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