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상 후보/산문]새옷
4학년 1학기 때 서울에서 장소영이라는 아이가 전학왔다.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와서 그런지 남달리 세련되고 옷이 멋져 보였다.
매일 아침 소영이가 입고 온 옷을 보고 소영이 짝꿍인 경진이가 말했다.
“소영아, 너는 참 옷을 깔끔하게 입는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나도 그런 칭찬을 듣고 싶었다. 소영이는 오늘도 그 다음 날도 멋진 옷을 입고 왔다. 나는 은근히 소영이가 미워졌다. 하지만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화를 낼 수도 없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소영이처럼 멋을 부리고 싶어서 무슨 예쁜 옷이 없나 하고 옷장을 뒤져 보았다. 하지만 예쁜 옷은커녕 양말 몇 짝도 없었다.
나는 설거지하시는 어머니께 졸라댔다.
“엄마, 나 옷 좀 사주세요. 입을 옷이 없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지금 생활비도 문제인데 옷까지 어떻게 신경을 쓰느냐며 꾸중하셨다. 그래도 어머니의 다리를 잡고 마구 졸라댔다. 어머니는 그만 지치셨는지 내일 한번 시내에 가보자고 하셨다. 나는 하늘을 날아갈 듯 기뻤다. 나도 소영이보다 더 멋진 옷을 입을 수 있는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드디어 다음날인 토요일이 되었다. 어머니와 함께 손을 잡고 시내에 갔다. 시내에는 아주 사람들이 많았다. 지하상가 매장으로 들어갔다. 매장에는 옷의 궁전처럼 예쁜 옷이 아주 많았다.
“엄마, 나 저 옷 사줘. 아니 저거 살래.”
나는 어느 것을 골라야 좋을지 몰랐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가격표였다. 옷이 너무나 비쌌다. 하지만 멋진 옷을 입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티셔츠 하나를 골랐다. 하지만 비싼 티셔츠를 샀기 때문에 오늘 쇼핑은 영 기분이 내키지 않았다. 그리고 괜히 비싼 옷을 사서 어머니께 미안한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전수진/대전 문화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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