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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산문]별난 숙제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07-01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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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산문]별난 숙제

5학년에 올라오고부터 종종 엄마가 날 이상하게 쳐다보신다. 나물 캐던 날 열심히 캐어 담은 쑥 봉지를 들고 와서 엄마한테 졸랐다. “엄마, 나 이걸로 떡해줘.” 그러자 엄마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머머, 어떡하니? 난 떡할 줄 모르는데….” “그럼 어떡해, 숙젠데? 다른 엄마들은 모두 떡을 해준다는데, 왜 엄마는 못한다는 거야?” “못하는 걸 난들 어떡하겠니? 나 참, 별난 숙제도 다보겠네.” 나는 다시 봉지를 들고 나가서 쑥을 캐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까부터 멀리서 나를 유심히 지켜보시던 한 할머니가 다가왔다. 머리가 파뿌리처럼 하얗게 센 낯선 꼬부랑 할머니였다. “아이고마, 요즘 아들도 쑥을 캐는구마. 하이구, 고걸로 떡해 먹으면 참말로 맛있겠네.” 할머니가 기특하다는 듯 나를 보며 칭찬해 주셨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걱정스러웠다. 숙제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반에도 이런 숙제가 있는 걸까? 내 생각엔 우리 반에만 있는 것 같았다. 이런 별난 숙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내가 이렇게 쩔쩔매고 있지만 바로 이것이 우리 반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다른 매력일지도 몰랐다. 그 전에도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엄마나 아빠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나서 반응을 알아오도록 하세요.”하며 숙제를 내준 일이 있었다. 우리들은 그 말을 듣고 생각 밖의 일에 그만 까르르 웃고 말았다. 그 날 나는 엄마한테 다다가 귀엣말로, “엄마! 있잖아요, 난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해요.” 하고 말했다. 그러자 엄마는 생전 안하던 짓을 해서 그런지, “얘가 갑자기 왜 이래? 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구나.” 하시며 웃으셨다. 그것이 바로 숙제 덕분이었다 . 아무튼 별난 숙제이긴 하지만 골치 아프지 않은 그런 숙제가 오히려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지 은 /인천 석천교 5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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