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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문예상 12월 후보/산문] 가을의 발자취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9-12-02 17: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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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대구 동구 대구새론초 5)

어느새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난 이 아름다운 가을이 전부 지나가 버리기 전에 내가 느낀 아름다운 가을을 써보려 한다.

먼저, 난 창밖을 보고 알았다. 가을이 자신을 뽐내고 있다는 것을. 그날은 왠지 아침에 일찍 눈이 떠져서 오랜만에 창밖의 풍경을 찬찬히 내다보았다. 가을이 ‘천고마비’의 계절인 만큼 하늘이 매우 맑아서 높아 보였다. 간간히 떠가는 흰 구름과 나를 내리쬐고 있는 황금햇살, 그리고 나무를 위해 희생해 떨어진 갈색낙엽들. 그 낙엽 중 마음에 드는 잎들만 골라서 같이 놀자며 간지럼 태우는 바람, 그런 낙엽을 질투하여 바람을 따라다니는 고추잠자리까지. 난 어느새 가을의 풍경에 흠뻑 빠져들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서 있었다.

두 번째로 난 서울로 가족 여행을 가 또 한번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 우리 가족은 경복궁 해설을 듣기 위해 헐레벌떡 뛰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발밑에서 뭔가가 밟혔다. “윽”하고 내려다보니 그건 은행이었다. 나는 고약한 냄새를 없애려 발을 열심히 땅에 문지르다 주위를 둘러봤는데 주변엔 끝없이 쭉 뻗은 은행나무와 그만큼 셀 수 없이 떨어져 있는 은행열매들이 있었다. 또 봐달라고 살랑거리는 노오란 은행 나뭇잎까지. 난 그 길을 조심하며 걸었기에 풍경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바닥을 보니 은행열매의 반은 누가 밟았는지 다 터져있었다. 그 순간 난 알아차렸다. 은행열매의 냄새가 고약한 이유를! 물론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도 있겠지만 너무 바쁜 일상에 주위의 은행나무들과 가로수들을 한 번 쳐다보지도, 그 아름다움을 찬찬히 살펴보며 만끽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이라도 자신을 봐 달라고, 바쁜 그 걸음을 잠시라도 멈춰 달라고, 그런 마음을 품고 밟았을 때 냄새를 고약하게 해 강제적으로라도 걸음을 멈추게 하기 위해 그런 건 아닐까!

물론 그래도 못 알아채고 짜증만 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 방법이 통했다. 은행나무의 바람을 눈치채고 주변을 둘러보며 달라진 모습들에 눈길을 주었다. 나무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좋아서 춤을 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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