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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갈 길 먼 홍콩 선거
  • 김재성 기자
  • 2019-11-28 19: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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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24일(현지시간) 구의회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투표소 앞에서 긴 줄을 이루고 서 있는 홍콩 시민들의 모습. 홍콩=AP뉴시스 


[1] 우리 선거에서 40%대 투표율은 ‘역대 최저’ ‘정치 무관심’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홍콩에서 40%대는 매우 높은 수치다. 역대 홍콩 선거를 통틀어 최고는 58.3%를 기록한 2016년 입법회 의원(우리의 국회의원) 선거였고, 구의원 선거 중에서는 2015년이 47%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은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통틀어 2008년 18대 총선의 46.1%였다.


[2] 홍콩 유권자(선거할 권리를 가진 사람)들의 낮은 투표율은 정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불합리한 선거제도 때문이다. 선거 연령은 18세 이상이지만 자동으로 투표권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인두세(성인이 된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세금)를 내야 유권자 자격을 갖는다. 또 복잡한 등록 신청서도 작성해야 한다. 그나마 구의원은 직접 뽑지만 입법회 의원은 70석 중 절반만, 행정장관은 1200명의 선거인단이 간접선거(일반 선거권자가 우선 특정수의 중간 선거인을 선거하고 그 중간선거인이 대표자를 뽑는 제도)로 선출한다. 투표에 열의를 갖기 힘든 선거구조다. 행정장관 완전직선제를 요구한 2014년 9월 *우산혁명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3]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 투표율이 역대 선거를 통틀어 가장 높은 71.2%를 기록했다. 18개 지역구 452석 중 388석을 범민주 진영이 석권(빠른 기세로 세력 범위를 넓힘을 이르는 말)했고, 친중 진영은 60석에 그쳤다. 친중파 327석, 범민주파 124석이던 구의회가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홍콩 시민들은 올 3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를 시작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르려는 행정당국과 그 뒤의 중국에 저항해왔다. 그 과정에서 경찰이 시민에게 실탄을 발사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목도(눈으로 직접 봄)했다.


[4] 투표율이 치솟은 건 분노한 18∼35세 젊은층이 폭발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등록유권자 수는 413만 명으로 2015년보다 44만 명이 늘었고, 투표자도 294만 명으로 가장 많이 투표했던 2016년보다 74만 명이나 늘었다. 상당수의 젊은이들은 유학 중임에도 투표를 위해 귀국했다.


[5] 구의회는 1200명의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 중 117명을 뽑는다. 이 때문에 2022년 행정장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홍콩 행정당국은 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기업계, 전문직, 노동 및 종교계, 정치인 등 직능별 4개 분야, 각 300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대다수가 친중 성향 단체에 배정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선거인단은 홍콩 시민 전체가 아닌 약 24만 명의 제한된 유권자들이 뽑는다. 캐리 람, 둥젠화, 도널드 창, 렁춘잉 등 역대 행정장관들이 모두 친중파인 것도 이런 불합리한 선거제도가 가져온 결과다. 희망의 싹은 틔웠는데, 갈 길이 아직 너무 멀다.


동아일보 11월 26일 자 이진구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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