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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섬의 이름이 ‘지옥’이 된 이유… “군함도를 기억해주세요”
  • 최유란 기자
  • 2019-11-28 15: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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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현의 작은 섬, 하시마(端島). 섬 모양이 군함을 닮아 ‘군함도’로 더욱 잘 알려진 이 섬은 일제강점기 수많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끌려와 강제로 노역해 ‘지옥섬’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소설·영화 등에서 다뤄지며 주목받았던 군함도가 최근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5년 군함도를 비롯한 메이지시대 산업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일본의 두 번째 약속이행 경과보고서 제출 시한이 다음 달 1일로 다가왔기 때문. 당초 군함도에서 벌어진 강제징용 역사를 숨기려던 일본은 역사 왜곡 논란이 커지자 강제징용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이 사실을 알리는 정보센터 설치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 뒤 등재를 허락받았다. 그러나 일본은 등재 뒤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에 일본이 곧 제출할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이번 보고서에도 관련 조치가 포함되지 않을 경우 일본의 침략 역사 왜곡에 대한 거센 반발이 일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최근 국내에서는 군함도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군함도 헤드랜턴’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다음 달 15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0옥사에서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군함도의 갱도를 재현한 미디어아트 작품과 각종 기록물을 선보인다. 지난 27일 전시 현장을 찾았다.


이재갑 작가가 2008년 촬영한 군함도 전경. 서울시 제공


실제 군함도에 들어온 듯 ‘생생’

군함도로 끌려간 조선인 노동자들은 주로 탄광에서 일했다. 일본의 미쓰비시광업이 당시 군함도의 해저 탄광에서 석탄을 캐는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 강제 동원된 것. 이들은 한 줄기 빛도 들어오지 않고 숨조차 편하게 쉴 수 없는 해저 1010m까지 내려가 하루 12∼16시간 일을 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는 이들도 많았다. 굶어서, 또는 매를 맞아 숨지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역사를 생생히 전하기 위해 군함도의 해저 탄광으로 향하는 갱도를 재현한 구조물을 배치했다. 구조물로 들어갈수록 어두워지도록 연출하고 구조물 끝엔 1010m 수직 갱도를 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미디어아트를 배치해 관람객이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이 느꼈을 두려움을 체감하도록 했다. 전시 관계자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갱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몸집이 작은 어린이들까지 노역에 동원돼 고통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작가가 2008년 촬영한 군함도 내 갱도 입구


진실을 기억하기 위한 노력

군함도의 실제 모습을 담은 사진작품도 전시됐다. 지난 2008년부터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군함도를 촬영하기 위해 노력해온 이재갑 사진작가가 기록한 것들이다. 군함도의 전경부터 탄광 갱도, 조선인 숙소, 일본인이 거주했던 아파트 등의 모습은 당시의 비참함을 고스란히 전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이 지역에서 벌어진 강제징용 역사를 증명하는 자료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군함도에서 노역하다 사망한 조선인 명부와 실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고 김순길 씨의 일기장이다. 특히 김순길 씨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일기장은 침략의 역사 속 극심한 고통을 겪은 이들의 아픔을 돌아보게 한다.


이재갑 작가가 2008년 촬영한 군함도 내 조선인 숙소


감옥에서 보는 ‘지옥섬’

이번 전시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려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올해 개소한 지 111년이 된 서대문형무소는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돼 고초를 겪었던 곳이기 때문. 군함도의 또 다른 이름 ‘지옥’이 땅 밑 감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도 서대문형무소 옥사에서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다양한 각도에서 돌아보고 역사 속 진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이날 전시를 관람한 김래이 군(경기 김포시 풍무초 5)은 “군함도라는 단어는 들어봤지만 이런 곳인 줄은 몰랐다”며 “몰랐던 역사를 알게 돼 슬프기도 했지만 더 많이 알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0옥사에 마련된 ‘군함도 헤드랜턴’ 전시장 모습. 사진=최유란 기자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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