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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뉴스] 지구에 ‘둥근 달’이 떴다?!… 달 표면 ‘극한 환경’ 구현 현장에 가다
  • 장진희 기자
  • 2019-11-24 13: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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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집을 짓는 날까지 무한도전!”


이장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극한환경연구센터 센터장(가운데)을 만난 전현서 양(왼쪽)과 이서율 양(오른쪽). 건기연이 개발한 ‘지반열 진공 챔버’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장진희 기자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시리즈 속 우주비행사인 주인공 버즈 라이트이어는 이 말을 달고 산다. 그렇다. 지금도 우주는 팽창 중이다. 지구가 속한 태양계 너머에 있는 수많은 외계 행성을 탐사하겠다는 인류의 계획도 현재 진행 중이다.

“더 깊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인류는 달에 우주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달이 전초기지가 되는 셈이죠. 유럽우주국(ESA)은 2030년까지 달 표면에 우주기지인 ‘문 빌리지(Moon Village·달 마을)’를 세운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도 달 기지 건설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 극한환경연구센터 이장근 센터장이 동아어린이기자 전현서 양(서울 송파구 서울잠실초 5)과 이서율 양(서울 구로구 서울구로초 3)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최근 건기연은 달 탐사 및 기지 건설을 돕기 위한 특별한 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선보였다. 고운 미세먼지가 흩날리고 온도가 최저 영하 190도에서 최고 영상 150도를 오가는 극한의 달 표면 환경을 거의 똑같이 구현하는 데 성공한 것. 건기연이 개발한 ‘지반열 진공 챔버’를 살피기 위해 동아어린이기자들이 경기 고양시 건기연 일산 연구원을 최근 찾았다.​


지반열 진공 챔버에서 달 탐사 로버를 작동시키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는 챔버의 문을 닫아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든 뒤 실험이 진행된다


인공 달이 지구에 떴다!

“우와, 저게 인공 달인가요?”

연구실에 있는 진공 챔버를 본 전 양과 이 양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4.7m이고 무게는 100t(톤)에 달하는 지반열 진공 챔버는 일종의 거대한 ‘실험실’이다. 이 센터장은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고, 대기가 없으며 일교차가 수 백도에 달하는 달에서는 지구에서 만든 달 탐사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며 “달 표면 환경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한 이 장치에서 달 탐사에 쓰이는 여러 장비를 실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진이 이 장비를 개발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미국 우주항공국(NASA·나사)을 비롯한 세계 우주국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센터장은 “NASA도 비슷한 장비를 갖고 있지만 진공 상태를 유지하면서 챔버 바닥에 인공 월면토(달 표면의 흙)를 까는 기술을 성공시킨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라고 설명했다. 챔버 내부를 완벽한 진공 상태로 만들기 위해 공기를 흡입·배출해야 하는데 이때 월면토까지 함께 빨아들이면서 장비가 망가지는 일이 발생했던 것. 건기연 연구진은 약 2주 간 서서히 공기를 빼면서 컨테이너에 담긴 월면토가 공중에 떠다니지 않게 하는 데 성공했다.

큰 일교차는 챔버 안에 액화질소를 넣어 급격하게 온도를 떨어뜨리거나 태양열 역할을 하는 할로겐 램프를 켜서 내부를 뜨겁게 달구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이 센터장은 “달에는 대기가 없어 태양열을 받는 곳은 매우 뜨겁고 그렇지 못한 곳은 매우 추운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단 전자기성을 띠는 인공 월면토 재현은 아직이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달의 환경과 완벽하게 똑같은 실험실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이 센터장은 덧붙였다.


이 센터장이 동아어린이기자들에게 월면토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건축용 블록을 제작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달 기지 건설, 우리 손으로

“문 빌리지 건설에 국내 기술이 적용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극한환경연구센터를 책임지는 이 센터장의 꿈은 원대하다. 그는 남극에 있는 한국의 장보고과학기지를 건설한 주역 중 한 명. 달 표면에 기지를 건설하는 것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남극 땅에 건물을 세우기 위해 철저한 과학적 분석과 숱한 실험이 필요했다”며 “달도 남극과 같은 ‘극한 환경’이다. 달에 건물을 세우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진공 챔버도 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건기연은 월면토를 단단하게 굳혀 건물을 올리겠다는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주선에 시멘트나 건설 장비를 태워서 달까지 보내는 것보다 달에 있는 자원을 활용해 건물을 세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 어린이들에 건기연이 현무암을 잘게 부수어 만든 인공 월면토를 보여주며 이 센터장은 “이렇게 고운 흙을 고온의 전자레인지에 돌려 구우면 콘크리트 못지않게 단단한 건축용 블록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블록을 만져본 전 양과 이 양은 “고운 흙이 단단하게 변한다는 게 신기하다”라며 “생각보다 내구성이 좋아 건물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주 발사체 개발에서는 우리나라가 뒤쳐졌을지라도 우주 기지 건설에 필요한 기술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달 표면을 파 내려가는 드릴 장비나 울퉁불퉁한 달 표면을 촬영해 지도를 제작하는 기술 등을 발전시키고 있죠.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수십 번씩 재도전해 우리 손으로 꼭 달에 기지를 짓고 싶어요.”​(이 센터장)


꽁꽁 얼어 붙은 달 표면을 뚫고 탐사하기 위해 개발 중인 드릴에 대해 설명 중인 이 센터장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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