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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1호 ‘도그너’ 완득이 “아픈 친구에게 내 피를 나눠주개”
  • 최유란 기자
  • 2019-10-09 15: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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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 헌혈할 반려견 여기 모여라!”

반려견 인구 1000만 시대. 개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고나 질병에 대비한 헌혈(아픈 환자를 위해 자신의 피를 뽑아 기부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리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현대자동차와 건국대학교 부속동물병원, 한국헌혈견협회가 반려견 헌혈문화 조성을 위해 진행하는 ‘아임 도그너(I’M DOgNOR)’ 캠페인이 그것. 도그너(DOgNOR)는 개(Dog)와 헌혈자(Donor)를 합쳐 만든 용어로 헌혈견을 의미한다. 올 12월까지 열리는 캠페인은 반려견 헌혈을 위해 제작된 특수차량 ‘반려견 헌혈카’가 전국을 돌며 헌혈행사를 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 행사가 열린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반려견놀이터에서 국내 첫 도그너가 된 완득이의 이야기를 통해 반려견 헌혈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반려견놀이터에서 국내 1호 ‘도그너’로 헌혈을 마친 완득이. 앞다리에 피를 뽑기 위해 털을 민 자국이 보인다. 사진=최유란 기자


‘공혈견’을 아시나요?

친구들, 안녕! 제 이름은 완득이에요. 올해 세 살이 된 수컷 래브라도 레트리버죠. 사람 나이로 치면 30대의 늠름한 청년이랍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저는 ‘도그너’가 되기 위해 아침 일찍 아빠, 엄마와 함께 서울로 왔어요.

개가 무슨 헌혈이냐고요? 뭘 모르시는 말씀! 개도 사람처럼 아프거나 다치면 수혈(치료를 위해 건강한 자의 혈액을 환자의 혈관 속에 주입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얼마나 많은데요. 영국이나 폴란드에서는 ‘반려동물 헌혈센터’가 따로 운영될 정도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반려견 헌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필요한 혈액의 90% 이상을 공혈견 친구들이 도맡고 있다고 해요.

아, 공혈견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보나요? 공혈견은 수혈을 위해 길러지는 개들을 말해요. 제가 헌혈을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죠. 가끔 주사를 맞는 것도 무서운데 평생 피를 뽑혀야 한다니…. 그 친구들은 얼마나 무서울까요? 또 공혈견 친구들이 사는 곳은 대체로 환경이 열악하다고 해요. 우리가 한 번씩만 헌혈해도 그 친구들이 공혈견으로 살아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죠. 저와 같은 대형견이 한 번 헌혈하면 무려 4마리의 소형견을 도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따끔함을 잠시만 참으면 공혈견은 물론 아픈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정말 멋지지 않나요?


‘아임 도그너’ 캠페인을 위해 제작된 반려견 헌혈카


도그너의 ‘특별한’ 자격

사실 저는 이번이 두 번째 헌혈이에요. 지난해 5월 헌혈할 수 있는 나이인 두 살이 되자마자 동물병원에서 첫 신고식을 마쳤죠. 그때는 아직 우리나라엔 도그너라는 말도, 캠페인도 없을 때였어요. 그래서 이번 헌혈은 좀 더 특별해요. 국내 최초 ‘반려견 헌혈카’에서 첫 번째 도그너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도 헌혈카에 오르니 너무 떨리더라고요. 무섭기도 했지만, ‘헌혈 불가’ 판정을 받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어요. 사실 모든 개가 헌혈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2∼8세라는 나이 제한도 있고 체중도 25㎏이 넘어야 해요. 또 심장 사상충 및 내외부 구충 예방, 종합백신 예방 접종을 모두 마쳐야 가능하죠. 무엇보다 헌혈 당일 건강검진에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헌혈할 자격’이 주어져요. 도그너는 물론 수혈받는 친구들에게도 문제가 없게 하기 위해 엄격한 절차를 거치는 거죠.

그래서 성공했느냐고요? 물론이죠! ‘헌혈 가능’이라는 판정을 받은 뒤 헌혈카에 다시 올라 30분 만에 목표치인 300mg(밀리그램) 이상의 피를 수혈 팩에 가득 채웠어요. 의사 선생님이 ‘멍’ 소리 한 번 안 내고 용감하게 헌혈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주실 정도였다니까요?


헌혈카에서 헌혈하는 완득이의 모습


노란 조끼와 영광의 ‘땜빵’

헌혈을 마친 제겐 특별한 흔적이 남았어요. 피를 뽑은 앞다리에는 영광의 ‘땜빵’이 생겼죠. 피를 뽑으려면 바늘이 들어갈 부위의 털을 밀어야 하거든요. 아빠, 엄마는 용감한 헌혈견의 상징이라고 대견해하셨어요.

첫 번째 도그너가 되며 받은 것도 있어요. 바로 도그너임을 증명하는 카드와 제게 꼭 어울리는 샛노란 도그너 조끼 그리고 스카프예요. 도그너라고 쓰인 조끼를 입으니 왠지 모를 책임감도 생기던걸요?

다른 반려견 친구들도 꼭 헌혈에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헌혈 자격을 갖춘 건강한 대형견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헌혈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거든요. 또 헌혈 전 건강검진이 이뤄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한 번의 헌혈로 나 자신은 물론 공혈견과 아픈 친구의 건강까지 모두 챙길 수 있는 ‘일석삼조’ 나눔의 기쁨, 우리 함께 누려요!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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