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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육은 주스로, 껍질은 컵으로!… 처치곤란 쓰레기의 화려한 변신
  • 장진희 기자
  • 2019-10-06 1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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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육은 주스로, 껍질은 컵으로!

최근 5년간(2015∼2019년) 지구는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웠고,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 농도도 최고치였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 사용이 이산화탄소 발생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쓰레기를 태울 때도 환경을 파괴하는 물질이 배출된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흔하게 보이던 것도 막상 요긴하게 쓰려고 구하면 없다는 뜻의 속담이다. 앞으로는 과일 껍질, 커피 찌꺼기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쓰레기를 구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처치곤란이었던 폐기물을 친환경 컵이나 화장품, 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기술이 속속 개발돼 눈길을 끈다.​


친환경 오렌지 주스 카운터 ‘필더필(Feel the Peel)’. 카를로 라티 아소치아티 홈페이지 캡처


오렌지, 버릴 게 하나도 없네

오렌지 과육은 즙을 짜서 주스로 만들고 껍질은 3D(입체) 프린팅 컵으로 재탄생시키는 대형 기계 장치가 개발됐다. 이탈리아의 디자인회사 ‘카를로 라티 아소치아티’는 에너지기업 ‘에니’와 함께 친환경 오렌지 주스 카운터인 ‘필더필(Feel the Peel)’을 최근 한 행사에서 선보였다. 오렌지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100%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높이 3.1m의 기계 장치 맨 위에는 오렌지 1500개를 보관할 수 있는 반구 모양의 장치가 설치됐다. 누군가 오렌지 주스를 주문하면 기계가 작동하며 과육과 껍질을 분리시킨다. 과육은 착즙기에 들어가고, 껍질은 따로 분리되어 건조 과정을 거친 뒤 분쇄기를 통해 가루로 만들어진다. 가루가 된 오렌지 껍질은 친환경 수지와 섞이며 바이오플라스틱(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플라스틱)의 재료가 된다. 마지막으로 3D 프린터는 바이오플라스틱을 가열해 즉석에서 컵 모양으로 뽑아낸다. 이용자는 프린터에서 갓 나온 친환경 컵에 신선한 오렌지 주스를 받아 마시는 것. 다 쓴 컵은 재활용센터로 보내진다.

개발사 측은 “생활 속 자원순환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게 이 장치를 만들었다”며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껍질로) 면을 짜는 등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과의 즙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사과 박(왼쪽)’과 ‘시드러 박’.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제공


사과 찌꺼기로 피부 촉촉하게∼

사과즙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는 한해에 약 6000t(톤)에 이른다. 그동안은 찌꺼기를 재활용하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대부분 그대로 버려졌다. 사과를 가공하고 남은 찌꺼기를 건강용품 및 화장품을 만드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가 최근 밝혔다.

사과를 강한 힘으로 눌러서 최대한 즙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를 ‘사과 박’이라고 한다. 사과이용연구소는 사과 박에 들어있는 유용한 성분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성분들은 항산화(산화를 방지함) 및 항염증(염증을 억제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드러 박’은 사과즙을 발효시켜 만든 술의 밑에 가라앉는 앙금. 시드러 박에는 효모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요소인 ‘베타글루칸’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은 피부를 촉촉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천연 화장품을 만드는 데 활용될 계획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커피 찌꺼기의 무한한 가능성

커피를 우리고 남은 원두 찌꺼기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원료인 ‘바이오 원유’를 생산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지난 6월 개발했다. 생활쓰레기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일뿐 아니라 나무 톱밥으로 생산하던 기존의 방식보다 열효율도 높다. 바이오 원유는 나무 톱밥이나 풀 같은 바이오매스를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열분해해 증기로 만든 뒤 이를 냉각(식혀서 차게 함)시켜 만든 액체연료를 말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커피 찌꺼기를 빠른 속도로 열분해하는 방식으로 바이오 원유를 얻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의 상단부에서 건조된 커피 찌꺼기가 아래로 떨어지면 약 500도로 가열된 모래와 마찰하면서 증기 상태로 바뀐다. 이 증기를 모아 다시 차갑게 만들면서 바이오 원유를 얻어내는 것. 커피 찌꺼기와 모래가 만나면서 생긴 숯가루는 다시 모래를 가열하는 데 사용되어 원유 제조 과정에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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