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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로 가구를 만든다?
  • 이지현 기자
  • 2019-09-22 16: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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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가구 만드는 회사 ‘페이퍼팝’ 가다

‘종이 같다’는 말은 힘없고 약한 대상을 비유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런 종이로 책장, 침대프레임, 의자 등 가구가 만들어진다면? 아마 ‘종이 같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스타트업(새로 생긴 벤처기업) ‘페이퍼팝’은 기존에 가구를 만드는 재료인 철제나 나무, 플라스틱을 대신해 화물 포장용으로 쓰이는 단단한 종이를 이용해 가구를 만드는 업체. 가볍고 저렴하다는 특징 덕분에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퍼팝의 종이가구를 만나기 위해 서울 강남구에 있는 페이퍼팝 사무실을 최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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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장을 조립하는 페이퍼팝 박대희 대표

단단하다. 종이책장을 만들기 위한 조립 부품들을 만져보니 일반적인 종이박스와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무엇보다 손으로 눌러도 쉽게 변하지 않을 만큼 단단했다. 페이퍼팝 박대희 대표는 “원지(재활용되지 않은 종이)의 사용 비율을 높여 강화 골판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튼튼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로 240㎜, 세로 260㎜, 높이 345㎜의 종이책장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은 단순했다. 책장의 위아래를 막을 종이판과 삼면에서 벽이 되어줄 좀 더 넓은 종이판, 그리고 이들을 잇기 위한 작은 플라스틱 연결 부품 16개가 전부였다. 이것들을 종이판의 구멍에 각각 맞추어 끼우자 손쉽게 책장 하나가 완성됐다. 일반적인 택배박스와 나란히 비교해보았을 때 택배박스는 조금만 위에서 손으로 압력을 가해도 쉽게 모양이 어그러지지만 종이책장은 모양에 변함이 없었다. 이 종이책장은 180㎏의 무게까지 견딜 수 있다고.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가구에 물을 쏟기도 마련. 종이가구가 수분에도 견딜 수 있을까. 만든 종이책장에 물을 따라보자 마치 유리 표면에 물을 흘린 것처럼 물이 방울져 흘렀다. 일반 택배 박스에 같이 물을 흘려보자 금방 스며드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종이가구 표면에 발수처리(물이 표면에 스며들지 않고 튕길 수 있도록 하는 처리)를 해 웬만한 수분에는 끄떡없는 것. 종이의 단면은 일부러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손을 다치지 않도록 했다.


환경 생각하는 건강한 가구


종이책장에 물을 흘려보는 박 대표

박스를 만드는 회사에 다녔던 박 대표는 2011년 독일을 방문했을 때 종이가구가 활발히 활용되는 모습을 보고 돌아왔다. 이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이재민들이 임시 주거지에서 종이가구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고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종이가구에 대한 편견이 점차 사라지면서 그 인기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페이퍼팝의 종이 침대프레임 크라우드펀딩(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은 펀딩 시작 5분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종이가구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기존 가구의 훌륭한 대안이 된다. 종이로 만들어진 가구이기에 사용할 때 몸에 해로운 물질이 나올 염려도 없다.

“버려진 가구를 처리하는 데 서울에서만 연간 200억 원의 처리 비용이 발생한다고 해요. 페이퍼팝에서 만든 종이가구는 땅에 묻으면 2∼3년 안에 모두 생분해되지요. 앞으로 시각적으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실생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디자인을 적용한 종이가구를 만들고 싶어요.”(박 대표)



페이퍼팝의 종이 침대프레임. 페이퍼팝 제공​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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