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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8월 문예상 장원] 우리 가족 하루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9-08-26 19: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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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우(경기 화성시 화성금곡초 3)

우리 집 고양이 하루는 아기 때 엄마가 비비탄 총알을 피하다 차에 치였다. 하루 엄마는 그 자리에서 하늘나라에 가고 하루는 고아가 되었다.

하루가 우리 집에 온 지 6년째다. 나는 형만 있고 동생이 없어서 동생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루를 동생으로 맞았다.

처음 왔을 때 조그마한 게 겁먹은 것 같아 고양이 장난감으로 놀아 주고 밥통에다가 사료를 주었다. 그런데 잘 먹지 않고 자꾸 숨으려 했다. 엄마가 보고 싶은지 계속 야옹야옹 슬픈 울음만 울었다. 나는 하루가 불쌍해서 사랑해주고 싶었다.

안아주면 뒤뚱뒤뚱 도망치려고 난리를 피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다. 엄마를 사고로 잃어서 사랑을 받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았다.

엄마처럼 돌봐 주고 고양이 낚싯대로 놀아 주고 사료도 잘 주고 목욕까지 시켜주고 잘 돌봐 주었다. 그래서 요즘은 나랑 제일 잘 논다.

우리 가족은 여러 곳에 흩어져 산다. 아빠는 베트남에서 일하시고 형은 뉴질랜드에 공부하러 가서 일 년에 몇 번만 집에 온다. 엄마는 선생님이라서 학교에 가시고 나 혼자 학원 다녀오면 심심했는데 하루가 있어서 정말 기쁘다.

하루도 내가 없을 때면 얼마나 심심하고 외로울까. 그래서 항상 캣타워에서 나를 기다리는 하루를 생각하고 학원을 마치면 헐레벌떡 달려서 집에 온다.

하루야 형이 간다, 기다리렴. 보고 싶지?

요즘은 방학이라 뉴질랜드에 있던 형이 집에 와 있다. 아빠도 여름휴가로 곧 집에 오신다고 했다. 모처럼 가족이 모일 것을 생각하니 정말 기쁘다.

형이랑 게임도 하고 하루와 셋이서 산책도 다닌다. 형은 나에게 잔소리도 많이 하지만 그래도 형이 집에 있어서 나는 정말 좋다.

하루야, 너도 기쁘지? 아빠가 오시면 형이랑 다 같이 야구 해야겠다.

보고 싶은 아빠! 빨리 오세요! 온 가족이 아빠 기다리고 있답니다!

하루도 신이 났는지 요즘은 우리랑 아주 잘 논다. 하루야, 너는 우리 가족의 소중한 하나로 꼭 필요한 존재이니 오래오래 함께 살자. 우리 둘은 하나야. 그리고 사랑한다.​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그중 하나가 ‘언어의 변화’인데, 좁혀서 말하면 ‘문장의 변화’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한 소통이 주를 이루면서 많은 사람이 완성된 한 문장이 아닌 짧은 문장이나 낱말 몇 개, 심지어는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서도 문장과 문장으로 완성해 가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그러나 으뜸상 작품 ‘소설 ‘파랑새’를 읽고-내 주변 행복의 파랑새 찾기’는 성실하고, 총명하게 문장을 만들어가며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해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렇고 그런 독후감이 아닌 삶의 흔적이 물씬 돋보이는 독후감을 쓸 수 있었을 겁니다. 이 학생은 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일상 속에서 하나하나 실천해 보고 느낀 즐거움을 들려줍니다. 삶이 변화되는 책 읽기, 이것을 노래하듯 들려주는 독후감. 이런 것이 진짜 “앎”이지요.

버금상 작품인 ‘우리 가족 하루’도 산문을 통해 10살 어린이다운 순수함과 다정함이 가득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가족 이야기와 엄마 잃은 고양이를 잘 조화시키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그래서 고양이에 대한 애정과 고양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만약 일방적인 동물 사랑에 대해서만 썼다면 재미없는 글이 되었을 겁니다. 문학은 이처럼 교훈을 앞세우지 않는 진실함으로 임해야 하지요.

버금상 작품인 ‘하늘의 마음’은 글쓴이의 깊은 생각과 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비가 오면 몸이 젖지 않게 하려고 얼른 우산을 찾습니다. 또는 날씨가 안 좋다고 불평하지요. 그러나 글쓴이는 우산 위의 하늘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섬세함을 표현했습니다. 다른 사람이야 어떠하든 나만 잘살려고 하는 요즘 세태를 하늘의 마음으로 비유하여 들려주는 재치가 돋보이는 글입니다.

▶노경실 작가​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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