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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History] 손기정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우다
  • 이지현 기자
  • 2019-08-25 14: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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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8월 25일 동아일보 제5657호 석간 2면 손기정 세계 마라톤 제패 보도사진, 일장기 지우고 게재

역사 속 이번 주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기록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시작으로 근현대까지의 같은 날 있었던 사건들을 한 주 단위로 파악합니다. 이번 주는 8월 25∼31일 발생했던 역사적인 사건들을 살펴보세요.​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우고 사진을 보도한 동아일보 지면. 동아일보 자료사진​


서울 중구 손기정 체육공원 안에 있는 손기정 기념관​


1936년 8월 9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이 세워졌습니다. 그 역사의 주인공은 한국의 마라토너 손기정. 그는 2시간 29분 19초 2라는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지요. 당시 인간의 한계로 여겨지던 마의 2시간 30분 기록을 깬 최초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손기정은 환호하지도 웃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신발을 벗고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을 뿐이지요. 그날 그는 한국의 마라토너가 아닌 일본의 마라토너로 대회에 나섰습니다. 식민지 한국에서 올림픽에 출전한 그의 가슴에는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가 달려있었지요.

비록 일본 대표로 올림픽에 나서기는 했지만 그의 우승은 한국인들에게 큰 자긍심과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직접 베를린으로 취재를 가지 못한 식민지 한국의 언론인들은 일본으로부터 대회 사진을 전달받아 손기정의 우승을 앞다투어 보도했습니다. 8월 13일 자 ‘동아일보’와 ‘조선중앙일보’는 인쇄의 품질이 좋지 않은 점을 이용해 손기정의 우승을 알리는 기사에서 그의 옷에 새겨진 일장기를 잘 보이지 않게 만든 다음 사진을 올렸고 조선총독부는 인쇄 상태가 나빠서 생긴 문제로 판단해 검열을 통과시켰지요. 그러나 8월 25일 자 동아일보에 다시 한번 손기정의 옷에 새겨진 일장기를 완전히 지운 사진이 실렸고 이 기사는 조선총독부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에 개재된 조선중앙일보의 기사도 함께 문제가 되어 조선중앙일보는 폐간되었으며 동아일보는 기한 없이 신문을 발행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과 관련되었던 언론인들은 경찰에 체포되고 언론계에서 쫓겨나기도 했지요. 동아일보는 같은 해 8월 29일 자로 창간 이래 4번째의 무기(기한이 없음) 정간(발행물의 발간을 일시적으로 중단함) 처분을 받았다가 9개월 후에 복간(발행물이 다시 나옴)되었습니다.​

[한 뼘 더] 손기정의 ‘청동 투구’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는 메달과 함께 부상(본상에 딸린 상금이나 상품)으로 그리스의 한 신문사가 우승자 선물로 내놓은 청동 투구를 받게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투구는 손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베를린박물관에 50년이 넘게 보관되었지요. 1975년 손 선수는 우연히 앨범을 정리하다가 우승 당시의 사진을 통해 자신이 받아야 할 청동 투구 부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10년에 달하는 노력 끝에 1986년 베를린올림픽 개최 50주년을 기념하여 투구는 손기정 선수에게 반환되었지요.

이 투구는 1987년 서구 유물로는 처음으로 보물(제904호)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손 선수는 “이 투구는 나의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것”이라는 뜻을 밝히고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될 수 있도록 국가에 이 투구를 기증했습니다.​


2005년 8월 26일 분단 이후 최초로 개성 시범 관광객 방문
 
우리나라 관광객이 북한 선죽교를 방문한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는 2005년 8월부터 북한 관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개성 지역 시범 관광에 대한 합의를 마친 뒤 같은 달 26일 분단 이후 최초로 우리나라 관광객이 북한 개성을 방문하게 되었지요.

이날 개성 시범 관광에는 정·관계 및 사업관계자, 개성 시민회 실향민들로 구성된 관광객 등 총 50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개성시범관광단은 26일 오전 6시에 서울 경복궁 주차장에서 출발해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로 이동한 뒤 출경수속 후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개성 시내의 고려박물관, 선죽교 및 박연폭포 등 유적지와 개성공업지구 등을 둘러봤습니다. 이후 당일 오후 6시에 입경 수속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1982년 8월 28일 조오련 선수, 32㎞의 도버해협 횡단에 성공​


조오련. 동아일보 자료사진

아시아의 물개로 불리던 고(故) 조오련 선수. 그는 1970년과 1974년 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2연패 하며 한국 수영계에 큰 획을 그었지요. 선수 시절, 평영 100m와 200m, 배영 100m 세 종목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한국 신기록을 50차례나 세웠습니다.

1978년 은퇴 뒤에도 수영을 향한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습니다. 1980년 13시간 16분 만에 대한해협을 횡단한 것을 시작으로 1982년에는 도버해협을 완주했지요. 도버해협은 영국 남동쪽과 프랑스 북서쪽 사이의 해협으로 이곳에서는 매년 여름 수영선수들의 횡단 레이스가 펼쳐집니다.

2005년에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93㎞를 두 아들과 함께 18시간 46초 만에 횡단하는 데 성공합니다. 2008년 7월에는 50세가 넘는 나이에 3.1 독립선언문의 33인을 기리는 의미로 수영으로 독도 33바퀴를 도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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