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유리천장, 도전하니 깨지던걸요?”
  • 장진희 기자
  • 2019-08-18 16: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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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 최초 여성 수자원과장 된 김휘린 연구사


김휘린 연구사(가운데)와 최아진 양(오른쪽), 안서영 양이 한강홍수통제소 상황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후두둑, 쏴아아∼’


제9호 태풍 레끼마가 만든 비구름으로 지난 12일 서울에는 비가 내렸다. 여름철 태풍이나 장마로 비가 많이 오는 날, 유난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들이 있다. 바로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 예보통제과에 근무하는 연구사들이다. 


“이곳 상황실에서는 홍수가 닥쳐 한강에 흐르는 물이 불어나진 않는지 폐쇄회로(CC)TV를 통해 한강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연구사들이 상황을 계속 지켜보다가 수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지자체·경찰과 협의해 한강 위 다리에 사람과 차가 지나지 못하게 막기도 하지요.”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의 김휘린 예보통제과 연구사는 한강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CCTV 영상, 지도 등을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 3대가 놓인 상황실에서 동아어린이기자 최아진 양(서울 노원구 서울중원초 5)과 안서영 양(서울 영등포구 서울여의도초 4)을 반갑게 맞으며 이렇게 말했다. 수자원관리 전문가인 김 연구사는 최근 세계기상기구(WMO) 수문예보·수자원과장에 채용됐다. ‘아시아 여성 최초 수자원과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김 연구사가 세계무대에서 어떤 활동을 펼칠지 주목된다. 



세계 시민 위해 일할게요 


“어린이날에 일하던 중 합격 전화를 받았어요. 너무 기쁘면서도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어요.”(김 연구사)


최 양이 “연구사님이 일하시게 될 WMO는 어떤 기관인가요?”라고 물었다. 김 연구사는 “WMO는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등과 같은 유엔(UN·국제연합)전문기구다”라며 “193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눈, 비, 태풍 등 세계의 날씨를 관측한다. 홍수와 가뭄 등 수자원 관련 예보도 하고 이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기구”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사는 19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의 WMO 본부에서 일한다. 


김 연구사는 “100명가량 되는 지원자 중 나를 뽑은 것은 WMO가 아시아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증거”라며 “아시아는 인구가 많고 큰 물난리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계절에 따라 홍수와 갈수(물이 마름)가 번갈아 생길 정도로 변화무쌍한 한강의 통제소에서 일한 경험을 WMO에서 잘 살려 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편견에 굴복하지 마요! 


“어려서부터 물과 친숙했어요. 아버지가 유조선 1급 선장이셨던 것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물을 연구하겠다고 마음을 굳힌 것은 대학생 때입니다.” 안 양이 “연구사님은 어떻게 수자원공학 박사가 되셨나요”라고 묻자 김 연구사는 이같이 답했다. 


2005년 국토교통부 공무원에 임용된 김 연구사는 그해부터 한강홍수통제소(현 환경부 소속)에서 일하며 수자원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2016년에는 WMO 수문위원회 운영위원에 당선되며 세계로 반경을 넓혔다. 위원으로 활동하며 지난해에는 그가 2012년부터 주도해서 만든 물 관리 기술 매뉴얼인 ‘동적수자원평가시스템(디와트·DWAT)’이 WMO 홈페이지에 등재되기도 했다. 


“제가 공부할 때만 해도 공학을 전공하는 여학생이 많지 않았어요. ‘여자가 무슨 공학 전문가야?’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던 것 같아요. 능력으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로 영어도, 전공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죠. 남성들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분야에서 색다르고 진취적인 시각이 필요해 제가 과장으로 뽑힌 것 같아요.”(김 연구사)


최고가 되려면? 


참견하기 좋아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졌던 어린시절의 김 연구사. 그는 “어렸을 때 조금 별난 아이였다”며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손을 씻을 만큼 건강을 염려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이어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 데이터 홍수 속에서 냉철한 판단을 해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어진 일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어요. 다른 사람 일에도 제 일처럼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하다보니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기회가 여러 차례 주어졌고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됐죠. 여러분도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의 일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김 연구사)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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