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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 있는 그날의 증언 후 18년… 전 세계서 “내가 소녀상”
  • 최유란 기자
  • 2019-08-13 14: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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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소녀

“일본군대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던 김학순입니다.”

오는 15일은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74주년 광복절이다. 그러나 하루 전인 14일 또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이뤄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했다. 이후 용기를 얻은 다른 피해자 할머니들이 하나둘 피해 사실을 증언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2년부터는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정기집회 ‘수요집회’가 열리기 시작했고, 수요집회 1000회를 맞은 2011년 12월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조형물 ‘평화의 소녀상’(소녀상)이 세상에 나왔다. 이어 2017년에는 최초 증언이 이뤄진 8월 14일이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그럼에도 최근 일본에서 소녀상 전시가 강제로 중단되는 등 일본이 여전히 과거사에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이어가자 이에 항의해 세계 곳곳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과 소녀상의 의미를 기억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광복절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역사 속 ‘소녀’를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을 살펴보자.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동아일보 자료사진


‘작은 소녀상’과 일상을 함께…
직접 소녀상 되기도

지난 1일 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전시된 소녀상은 개막 사흘 만에 모습을 감춰야 했다. 오무라 히데아키 일본 아이치현 지사가 테러 협박 등을 이유로 소녀상이 포함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체를 중단할 것을 결정했기 때문. 일본 측은 현재 독일 베를린의 여성 작가 전문 전시관인 게독 전시관에 전시 중인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는 등 자국 외 소녀상 건립·전시에도 강력히 반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전시됐던 소녀상. NHK 캡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일본에 항의하는 소녀상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각국 예술가와 시민은 정치 개입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스스로 소녀상이 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있다.

전시가 중단된 일본에서도 소녀상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이색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손바닥만 한 ‘미니어처 소녀상’과 일상을 함께하는 모습을 찍은 뒤 SNS에 올리는 캠페인이다. 일본 시민단체 ‘한국합병 100년 도카이 행동’이 올 3월부터 전개해온 캠페인은 이번 전시 중단을 계기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본 시민들은 강의실, 공원, 여행지 등에서 작은 소녀상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전쟁과 폭력의 비극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녀상이 되는 퍼포먼스에 참여한 외국인들의 모습. 트위터 캡처


일본 시민은 작은 소녀상과 함께하는 일상의 모습을 공유하는 캠페인으로 소녀상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소녀상은 비극이
있었다는 역사의 표시”

역사 속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은 스크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과 ‘주전장’이 최근 잇따라 국내 개봉한 것. 특히 ‘김복동’은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올 1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전 세계를 돌며 투쟁했던 27년간의 여정을 담은 영화다. “소녀상은 우리나라에 비극이 있었다는 역사의 표시”라며 일본이 사죄할 때까지 전 세계에 소녀상을 세울 것을 다짐했던 김복동 할머니의 묵직한 삶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의 진실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소녀상 건립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7년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두 번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이하는 14일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 앞에서 ‘송파 평화의 소녀상’ 건립식이 열리는 등 전국 곳곳에 소녀상이 새롭게 세워질 예정이다. 또한 1400회 수요집회와 지역별 기림행사도 다채롭게 진행된다.

한편 지난 4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 한 분이 세상을 떠나며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20명이다.


영화 ‘김복동’ 중 한 장면. 엣나인필름 제공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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