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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열 살 된 5만 원권
  • 장진희 기자
  • 2019-06-23 14: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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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우리나라 최고액권인 5만 원권을 펼쳐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유럽중앙은행은 최고액권인 500유로(약 68만5000원)권 발행을 올 초부터 중단했다. 탈세(세금을 안냄), 돈세탁 등에 악용되는 일이 많은 데다 실생활에서는 별로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2010년 영국 강력조직범죄연구소는 영국에서 500유로권의 90%가 범죄 조직으로 흘러들어간다고 분석했다.

우리도 2009년 6월 23일 5만 원권 첫 발행 당시 *지하경제가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걱정)가 컸다. 한 온라인 쇼핑몰의 5만 원권 발행 전 개인금고 판매량은 월평균 30대 정도였는데, 발행 5년 후인 2014년에는 월평균 1500대로 늘었다. 발행 10년간 5만 원권의 누적 환수율도 50%에 그친다. 두 장 중 한 장은 어딘가 숨어 있다는 얘기다. 2011년 4월에는 전북 김제의 한 마늘밭에서 110억 원어치 5만 원권 돈 뭉치가 발견되기도 했다.

5만 원권은 첫 발행 당일에만 1조3000억 원이 인출됐고, 백화점업계가 화장품 의류 등 5만 원짜리 상품만 따로 모은 ‘5만 원 마케팅’을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화폐금융박물관에 전시할 일련번호 1∼100번을 제외한 2만 번까지를 인터넷 경매로 팔 정도였다. 그 인기는 여전해 지난달 기준으로 5만 원권은 국내 시중 유통 금액의 84.6%(98조3000억 원), 장수로는 36.9%(19억7000만 장)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폐다.

현재 쓰이는 지폐 중 가장 먼저 발행된 건 5000원권(1972년)이다. 1만 원권은 1973년, 1000원권은 1975년 발행됐다. 5000원권과 1만 원권은 1972년 함께 발행하려 했으나 당초 1만 원권에 도안된 석굴암과 불국사를 지금의 세종대왕으로 변경하면서 한 해 늦어졌다. 1970년 라면 1봉지가 20원이던 시절에 1000원권보다 5000원권이 왜 먼저 나왔는지는 미스터리다. 한국은행 발권국은 “기록이 없어 잘 모른다”고 했다.

웬만한 직장인 월급이 3만∼4만 원이던 1970년대, 당시 최고액권이던 1만 원짜리 한 장의 가치는 어마어마했다. 연인과 영화 보고, 밥 먹고, 차를 마시고도 많이 남았다. 하지만 5만 원권이 나오면서 씀씀이 심리도 크게 바뀌었다. 특히 5만 원권은 경조사비를 올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5만 원권 사용처는 경조금, 헌금, 세뱃돈 또는 용돈 등 개인 간 거래가 50.7%로 가장 많았다. 최근엔 10만 원권을 발행하자는 주장이 솔솔 나오고 있지만 선진국은 고액권을 없애는 추세다, 신용카드, 전자결제 등으로 인해 지하경제를 제외하곤 고액권의 역할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를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동아일보 6월 20일 자 이진구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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