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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별·국적·인종에 가려진 과학자들…“이제는 우리가 빛날 차례”
  • 장진희 기자
  • 2019-06-20 15: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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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가 빛날 차례”

인류사에 한 획을 긋는 위대한 업적을 세우고도 이름을 알리지 못한 과학자들이 있다. 주변에 항상 더 빛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들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성, 소수 인종이라는 이유로 혹은 약소국 출신이기 때문에 널리 알려지지 못했지만 뒤늦게 주목받은 과학자들이 남긴 업적에 대해 알아보자. 


진 퍼디(왼쪽)와 로버트 에드워즈가 실험을 하고 있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이름 남기지 못한 여성 과학자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에 희망을 안겨준 인공수정 기술. 1978년 세계 최초로 체외(몸의 밖) 수정을 통한 아기가 태어날 당시 영국의 여성 간호사이자 배아배양사였던 진 퍼디는 로버트 에드워즈 교수, 외과 전문의 패트릭 스텝토와 함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영국 일간신문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에드워즈 교수는 이 공로로 201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고 이듬해 영국에서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 그러나 퍼디는 어떤 상도 받지 못했고 그의 이름은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즈 브라운이 태어난 병원에 있는 기념 명판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퍼디의 이름은 에드워즈 교수가 지역 보건 당국에 보낸 편지에서 뒤늦게 발견됐다. 퍼디 이름이 명판에서 빠진 것을 안 에드워즈 교수가 “10년간 함께 일한 퍼디는 스텝토, 나와 동등하게 연구에 기여했다”고 항의했다는 기록이 최근 발견된 것. 이 기록물 관리자는 “퍼디가 박사나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였고 여성이었다는 점 때문에 기록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르주 르메트르. 네이처 홈페이지 캡처

비웃음 샀던 르메트르의 주장

우주가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허블의 법칙’이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불리게 됐다. 우주가 계속 커진다는 우주론을 완성하는 데 기여한 벨기에의 천문학자 조르주 르메트르의 이름이 추가된 것이다. 국제천문연맹(IAU)은 지난해 교과서나 사전 등에 ‘허블의 법칙’ 대신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이라고 표기하도록 권장하기로 결정했다.

르메트르는 1927년 허블의 법칙과 거의 비슷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우주가 고정돼 있지 않고 팽창한다는 가설을 제시하며 은하들의 거리와 속도 등을 측정한 결과를 제시했다. 1920년대만 해도 과학자들은 우주가 확장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고 당시 최고의 과학자였던 아인슈타인 역시 “당신의 계산은 옳지만 물리는 말도 안 된다”고 말해 르메트르의 주장은 주목받지 못했다. 그의 논문은 프랑스어로 작성되어 널리 읽히지도 못했다.

이로부터 2년 뒤인 1929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우주의 다른 은하들은 모두 우리 은하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으며 멀리 떨어진 은하일수록 더 빨리 멀어진다는 법칙을 발견했다. 르메트르와 허블의 업적은 우주가 팽창한다는 이론의 기초가 됐다.



NASA 앞 거리에 ‘히든 피겨스 거리’ 표지판이 설치되고 있다. NASA 제공

이제는 ‘알려진’ 영웅 됐어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본부 앞에 있는 거리 이름이 ‘히든 피겨스 웨이(Hidden Figures Way·숨겨진 인물들의 거리)’로 최근 바뀌었다. 흑인 차별이 극심했던 시절 NASA에서 일하며 우주과학 발전에 기여했지만 백인 우주인들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흑인 여성 과학자들을 기리기 위한 시도다.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미국 최초의 유인(사람이 있음) 위성 발사 프로젝트였던 머큐리 계획에 참여한 세 명의 흑인 과학자의 실제 활약을 그린 책 이름이자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이 그 주인공.

이들 중 캐서린 존슨이라는 수학자는 33년간 NASA에 재직하면서 유인 우주선 비행을 위한 궤도 계산에 큰 역할을 했다. 1969년 인류 사상 최초로 사람을 싣고 달에 간 아폴로 11호가 무사히 착륙했던 것도 존슨의 연구 덕분이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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