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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 색으로 말하다
  • 이지현 기자
  • 2019-06-19 17: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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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보라, 노랑… 시위 때 입는 옷 색깔의 의미는?

16일(현지시간) 홍콩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200만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검은 옷을 입은 그들은 친중(중국에 친한) 정책을 펼치는 캐리 람 홍콩 행정 장관에 반발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스위스에서는 지난주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없애자며 여성들이 보라색 옷을 입고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유류세(휘발유·경유 등에 붙는 세금) 인상에 반대하며 반정부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시위의 성격에 따라 통일된 색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끈다. 이들을 색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일까?​


‘검은 물결’에 뒤덮이다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해 검은 옷을 입고 나온 홍콩 시위대들. 홍콩=AP뉴시스

30도가 넘는 더위에 높은 습도를 자랑하는 홍콩의 여름. 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찬 홍콩 시민들은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검은 옷차림으로 홍콩 거리를 가득 메웠다.

2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시위에 나선 것은 최근 홍콩에서 벌어진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과 관련한 논란 때문.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넘겨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민들은 이 법안이 개정되면 홍콩에 있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이 중국으로 송환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말하며 법 개정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상복에 주로 쓰이는 검은색은 주로 ‘죽음’ ‘항의’ 등을 상징한다. 이와 같은 법 개정 움직임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죽인다는 의미에서 사람들이 검은 색 옷을 입고 시위에 나온 것. 시위대에 굴복한 캐리 람 장관은 법 개정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은 멈추지 않고 캐리 람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분노의 ‘노란 조끼’


5월 프랑스 파리에서 노란 조끼 시위대가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는 모습. 파리=AP뉴시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사 현장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형광 노란색. 프랑스에서는 사고가 나는 상황에 대비해 차에 의무적으로 형광 노란색 조끼를 비치하도록 하고 있다. 사고가 나면 이 조끼를 입고 응급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하는 것. 따라서 이 노란 조끼는 운전자, 서민층 등을 상징한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2018년 유류세를 경유 23%, 휘발유 15%로 올리고 2019년 1월에도 추가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이에 많은 프랑스 국민들은 마크롱 정부가 기업의 세금은 낮춰주면서 서민에게만 세 부담을 짊어지게 한다며 거세게 반발해 시위에 나선 것. 유류세 인상을 계기로 시작된 노란 조끼 시위는 부유층·대기업에 우호적이라고 비판받는 마크롱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까지 커졌다.​


존엄의 ‘보라색’


3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4회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보라색 모자를 쓰고 성평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여성 인권 운동과 관련한 행사에서는 보라색이 자주 활용된다. 고대에 보라색은 염료 추출 과정이 까다로워 지위가 높은 왕이나 귀족들만 사용할 수 있는 색이었다. 이에 따라 보라색은 존엄, 고귀함 등을 상징하는 색이 되었다. 이밖에 녹색과 흰색도 여성의 권리를 나타내는 색으로 자주 활용된다.

3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여성들이 녹색 스카프, 보라색 물건을 지닌 채 거리에 나서 ‘여성 폭력 금지’ ‘임신 초기 낙태 합법화’ ‘여성 정책 예산 증진’ 등을 요구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015년부터 여성, 성소수자 단체를 중심으로 매년 6월 3일 여권 신장을 위한 시위를 열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여성 인권 운동 시위에서도 보라색이 활용되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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