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한국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목소리가 우주에서도 울려 퍼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2024년 예정된 유인(사람이 있음)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에 함께할 음악 리스트를 공개 모집 중인 가운데 방탄소년단의 음악 중 우주와 관련 깊은 ‘소우주(Mikrokosmos)’ ‘134340’을 비롯해 리더 RM의 솔로곡 ‘문차일드(Moonchild)’를 재생 목록에 추가한다고 최근 밝혔다.

알려지지 않은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탐험을 떠날 때, 그 중요한 순간 흘러나왔던 음악들이 있다. 이 음악들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기에 우주 탐사를 빛내는 노래로 선정됐을까?​


NASA가 아르테미스 계획과 함께할 음악을 추천받는 모습. 트위터 캡처

우주까지 뻗어가는 방탄소년단

이번에는 우주다. 세계적 가수만이 선다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최근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NASA의 우주비행사들이 달 탐사선에서 들을 노래에 포함됐다. NASA 존슨 스페이스 센터는 “방탄소년단과 RM의 팬이 정말 많다”며 “이들의 노래 3곡이 2024년 우주비행사들이 달로 향하는 약 3일 간의 여정에 함께한다”고 밝혔다.

‘우린 우리대로 빛나/(중략)/우리 그 자체로 빛나’(방탄소년단 소우주 중) 흔히 우주는 ‘대우주’로, 인간은 ‘소우주’에 비유된다. 꾸준히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왔던 방탄소년단은 그들의 음악 소우주를 통해 “우리는 모두 빛나는 별”이라고 말하는 것.

‘134340’은 이별의 순간을 명왕성에 비유한 곡. 한때 명왕성으로 불리며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꼽혔지만 국제천문연맹(IAU)은 2006년 행성 분류법을 바꾸면서 일정한 궤도가 없고 크기가 작은 이 행성을 소행성 목록으로 옮겼다. 이후 134340이란 번호를 부여받았다.


전기차 로드스터가 우주를 비행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동영상 캡처​

우주여행엔 이 노래가 딱!

‘나는 달에서 한참 떨어져 깡통 같은 우주선과 떠다니고 있습니다. 지구는 참 푸르네요.’

우주를 여행하고 있는 전기차 로드스터에서는 영국의 록 가수였던 데이빗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우주의 괴짜)’가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지난해 2월 ‘팰컨 헤비’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린 전기차 로드스터는 지금도 계속 태양계를 떠다니고 있다. 스페이스X는 왜 스페이스 오디티라는 곡을 로드스터에서 반복해서 재생되도록 설정했을까?

1969년 발표된 이 곡은 가상의 우주비행사인 톰 소령이 우주에 홀로 남겨져 지상 관제소와 교신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1969년은 지구인들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날아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딛었던 역사적인 해이기도 하다. 이 곡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전 발표됐는데 영국 BBC 방송은 당시 착륙을 중계하면서 이 노래를 틀었다고 전해진다. 스페이스X는 중대한 인류의 우주 탐사와 함께한 곡을 재생시킴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브라이언 메이가 NASA에서 뉴호라이즌스호와 관련된 브리핑을 듣고 있다. NASA 홈페이지 캡처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

NASA의 우주 탐사선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새로운 지평선)호’는 지난 1월 인류 탐사 역사상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인 소행성 ‘울티마 툴레’에 근접하는 데 성공했다. 13년간의 비행 끝에 지구에서 약 65억㎞ 밖에 있는 울티마 툴레와 3500㎞ 떨어진 거리까지 다가간 것.

영국의 전설적 밴드 ‘퀸(Queen)’의 기타리스트이자 천체물리학자인 브라이언 메이는 뉴호라이즌스호의 울티마 툴레 근접비행에 맞춰 NASA의 새로운 업적을 축하하는 음악을 발표했다. ‘한없이 경이롭고/끝이 없는 하늘/끝내 닿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그게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이유’라는 가사가 담겼다. 메이는 ‘뉴호라이즌스-울티마 툴레 믹스(New Horizons-Ultima Thule Mix)’라는 이 곡에 대해 “우주 탐사에 나서는 인간의 분투(열심히 노력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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