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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종의 아지트가 궁금해!"...경복궁 향원정·취향교… 문화재 복원현장 가다
  • 장진희 기자
  • 2019-05-30 14: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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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향원정·취향교… 문화재 복원현장 가다

‘왕(고종)과 왕비(명성황후)가 산책을 즐겼던 곳.’

경복궁(서울 종로구) 사진명소로도 알려진 ‘향원정(보물 제1761호)’. 향원지(경복궁 북쪽에 있는 연못) 안의 인공 섬 위에 지어진 아름다운 누각(사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높이 지은 집)인 향원정은 조선 고종 때인 1867∼1873년 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못을 건너 향원정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리인 ‘취향교’를 지나야했다. ‘향기에 취하는 다리’라는 뜻을 가진 취향교는 안타깝게도 6·25 전쟁으로 파괴됐고 1953년경 복원됐다.

취향교는 원래 향원정 북쪽에 위치해 건청궁과 향원정을 잇는 다리였다. 전쟁 후에 복원되면서 관람 편의를 위해 취향교는 처음 위치와 정반대인 향원정 남쪽에 세워진 것. 취향교가 엉뚱한 곳에 세워져 정확한 고증(예전에 있던 사물의 시대, 가치 등을 이론적으로 밝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문화재청은 2017년 발굴조사를 통해 취향교가 원래 위치했던 곳의 흔적을 찾았다.

취향교는 올해 말까지 처음 지어졌던 모습 그대로 향원정 북쪽에 복원될 예정이다. 150여 년의 세월 동안 낡고 기울어진 향원정도 보수 공사를 통해 내년에 다시 선보인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향원정·취향교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 있는 주요 문화재 복원 현장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동아어린이기자인 채서현 양(서울 은평구 서울신도초 5)이 취향교 복원 및 향원정 보수 공사가 한창인 경복궁 현장을 29일 찾았다.​



채서현 동아어린이기자가 경복궁 취향교 복원 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장진희 기자

흔적만 남은 취향교

“원래 연못물에 잠겨있었던 취향교 적심과 나무기둥들이 발굴된 모습입니다.”

취향교 발굴현장을 둘러본 채 양이 “연못 안에 있는 돌무더기와 나무기둥이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이종삼 취향교 복원사업 감리단장은 이렇게 답했다. 적심은 건물 등의 기둥을 튼튼하게 받치기 위해 땅을 파고 돌을 채워 넣은 시설을 말한다. 이 감리단장은 “보다시피 총 6개의 적심이 있는데 취향교를 처음 지었을 때 총 6개의 다리 기둥이 2개씩 3줄로 서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리 길이는 약 28m 정도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무로 지은 다리인 취향교는 연못에서 내구성이 약해져 후대에 적어도 3번 이상 허물고 다시 지어졌다. 이는 곳곳에 남아있는 나무기둥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감리단장은 “현재 남아있는 나무기둥들은 일제가 취향교를 여러 번 허물고 다시 지었다는 것을 알게 한다”며 “적심에 기둥을 세웠던 조선의 방식과는 달리 일제는 맨 땅에 기둥을 박아 넣는 편을 택했다”고 말했다.

취향교는 고종이 경복궁 중건(왕궁을 고쳐 지음) 당시 지었던 최초의 형태로 복원된다. 취향교는 목교(나무로 만든 다리)로는 보기 드물게도 완만한 아치 모양으로 지어졌다. 영국의 인류학자였던 아놀드 새비지 랜도어가 1890년 조선을 방문하고 남긴 기록에 의하면, 당시 취향교는 흰색을 띠고 있었다. “현재 남아있는 기록 등에 의존해 취향교의 특징을 잘 살려 복원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과제”라고 이 감리단장이 전했다.



가장 처음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취향교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고종의 휴식처였던 향원정

“향원정은 조선시대 왕의 연회장이었던 경회루만큼 개방적인 공간은 아니었죠.”

최지혁 향원정 복원사업 감리단장이 이렇게 설명하자 채 양은 “그럼 향원정은 어떤 목적으로 쓰였나요”라고 물었다. 최 감리단장은 “2층으로 구성된 향원정의 1층에는 온돌이 깔려있는데 사계절 내내 이곳을 이용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고종과 명성황후 등 왕가의 휴식처로 주로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 양은 “왕의 아지트였던 셈이네요”라며 웃었다. 향원정은 고종이 흥선대원군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탕금(왕의 사비)으로 궐 가장 안쪽에 지었던 처소인 건청궁과도 이어진다.

“육각형의 누각인 향원정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한쪽으로 기운 상태입니다. 목재 접합부도 느슨해져 언제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에 보수가 필요합니다. 당장 향원정을 관람할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후대에 오래오래 물려주기 위한 것이니 너무 서운하지 마세요!”(최 감리단장)​


채 양이 경복궁 향원정 공사 현장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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