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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5월 문예상 장원] 봄이 오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9-05-27 1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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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대구 동구 대구새론초 5)

봄이 오면 가장 큰 변화는 바람의 변화인 것 같다. 봄이 오면 봄바람에게는 알람 소리이자 겨울바람에게는 자장가인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며 바람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두 번째로는 풍경의 변화다. 어린잎들은 봄을 맞이하러 겉옷도 안 걸치고 줄기에서 마중 나오고 봄꽃들은 봄에 너도나도 앞다투어 자신의 멋진 모습을 자랑하러 알록달록 꾸미고 땅 밖으로 나온다.

파릇파릇한 어린 새싹들은 어서 쑥쑥 자라려고 봄이 데리고 온 따스한 햇볕을 받으러 얼굴을 내민다. 얼굴을 내미는 게 식물들만은 아니다. 우리들도 추운 겨울 동안은 매서운 겨울바람을 피해 집안에만 있거나 외투 모자 속에 얼굴을 파묻고 다니다가 봄이 되면 외투를 벗고 나와 걸어 다닌다.

봄이 오면 가끔 이런 평화롭고 따스한 날들을 방해하는 친구가 나타나기도 한다. 바로 꽃샘추위와 황사 그리고 가뭄이다. 꽃샘추위는 내 생각에 꽃만 샘내는 건 아닌 것 같다. 봄을 샘내는 것이다. 식물과 인간을 비롯한 거의 모든 생물들이 겨울동안에는 얼굴을 숨기더니 봄에만 나와 얼굴을 비추자 질투가 난 겨울이 자신의 부하인 추운 바람을 보내 다가오는 친구가 꽃샘추위일 거다.

황사와 가뭄도 마찬가지다. 봄의 풍경을 질투해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친구가 황사이고 초록 식물들을 질투해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태양을 조종해 생물들을 바싹 말려버리는 친구가 가뭄이다. 그래서 새들은 이 친구들이 오지 않고 무사히 봄을 내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한시도 편히 있지 않고 노래 같은 주문을 외는 것이다. 새들이 열심히 지저귀며 주문을 외워서 그런지 다행히 올봄은 이렇게 봄을 방해하는 친구들의 방해 없이 무사히 잘 보낼 수 있었다. 남은 봄도 이대로 평화롭게 잘 보내면 좋겠다.​

달마다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 중 하나는 산문을 보내는 친구들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긴 글을 쓰는 것이 힘들어서일까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조금 서툴더라도 긴 글을 쓰고, 완성하는 습관을 갖기를 부탁합니다.

으뜸상, ‘봄이 오면’은 마치 오랜 세월을 산 어른처럼 찬찬히 봄의 풍경을 그린 것이 돋보입니다. 단순히 감상을 넘어서서 지구의 환경 변화까지 지루하지 않게 표현한 점도 훌륭합니다. 특히 ‘그래서 새들은 이 친구들이 오지 않고 무사히 봄을 내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한시도 편히 있지 않고 노래 같은 주문을 외우는 것이다’라는 움직이는 그림 같은 표현이 작품의 맛을 살렸습니다.

버금상 ‘살살 녹는다’는 우리가 늘 하는 말의 표현을 살려서 작품의 따뜻함을 크게 키웠습니다. 다만 1연과 2연에 좀 더 공을 들여 할머니의 모습을 그렸다면 으뜸상을 받고도 남았을 겁니다. 아무리 짧은 동시 작품이라 해도 수십 번 읽어보고 고치고 하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호박꽃’은 한 편의 잠언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도와주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호박꽃의 외모가 어때서?’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지요. ‘외모가 필요 없을 뿐’이라고 했는데 호박꽃의 외모도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이 점을 생각하고 또 다른 작품을 써보기를 권합니다.

벌서 2019년의 반이 지나가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키와 마음과 생각도 알게 모르게 자라나길 축복합니다

▶노경실 작가​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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