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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왕조실록에 담긴 자연과학기록들... ‘자두’ ‘계란’만 한 점들?
  • 이지현 기자
  • 2019-05-27 15: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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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에 담긴 자연과학기록들

조선 1대 왕인 태조부터 25대 왕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기록한 책인 조선왕조실록.

1893권 888책으로 되어있는 조선왕조실록은 국보 제151호로 지정되어있고 1997년에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실록은 우리를 조선시대로 안내하는 방대하고 흥미로운 자료다.

최근 한국천문연구원이 고려·조선시대 천문 관측기록을 분석해 태양의 240년 활동주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과거 조상들은 꼼꼼한 관찰과 기록을 통해 우리나라의 자연 현상들을 실록에 기록해온 것. 조선왕조실록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연현상을 살펴본다.​

과일로 나타낸 흑점


흑점(사진 속 검은 점)이 보이는 태양의 모습.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해 돋을 녘에 태양 가운데 흑자(흑점)가 있었는데 크기는 계란만 하였다.”(선조 37년 윤9월 3일)

한국천문연구원 양홍진 박사 연구진은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서 흑점에 대한 55개의 기록을 찾아 태양의 활동주기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잘 알려진 태양 활동의 주기인 약 11년과 60년 이외에 240년의 긴 주기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흑점은 태양 활동의 직접적인 지표로 태양 표면의 흑점 수가 늘고 주는 것에 따라 태양 활동의 주기를 파악할 수 있다.

서양에서 태양 흑점 관측은 17세기 이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현대 천문학계에서는 240년인 태양의 긴 주기가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12세기 이전부터 태양 흑점을 관측해 기록으로 남겨왔다. 특히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서는 흑점을 흑자라 일컬으며 크기를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검은 점, 자두, 계란, 복숭아, 배의 크기로 표현했다. 이런 크기는 실제 흑점의 활동 강도를 나타낸다.


백두산 폭발 기록은?


백두산 천지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천지가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때때로 혹 황적색의 불꽃 연기와 같으면서 비린내가 방에 가득하여 마치 화로 가운데 있는 듯하여 사람들이 훈열을 견딜 수가 없었다.”(숙종 28년 5월 20일)

최근 백두산 화산이 다시 분화 조짐을 보여 지질학자들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지진연구센터에 따르면 안정기에 평균 7건이던 백두산 지진 건수는 2002∼2005년 평균 72건으로 증가한 것.

조선왕조실록에도 백두산 분화와 관련한 기록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1401년, 1403년, 1597년, 1668년, 1702년 백두산 화산 분화로 추측되는 기록이 있다.

태종 3년 때인 1403년 1월 27일 기록에 따르면 ‘함경도 갑주 땅에 반쯤 탄 쑥재가 비처럼 내려서 두께가 한 치(약 3㎝)가 되었는데, 5일 만에 사라졌다’는 내용이 있다. 여기서 쑥재는 화산재를 일컬은 것으로 추측된다.​


물이 붉어진 이유


적조 현상으로 집단 폐사한 전복

“기탄(한강의 지류인 안양천, 밀물 때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의 물이 붉었다.”(태조 3년 6월 20일)

적조는 플랑크톤이 지나치게 증식하면서 바다나 강 등의 색이 붉게 바뀌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적조가 일어나면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농도가 낮아져, 물속의 산소를 이용해 호흡하는 어패류가 질식하게 된다. 양식장에 적조가 발생하게 되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해, 적조는 어민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적조와 관련한 기록이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에는 81건의 적조 관련 기록이 등장한다.

정종 원년(1399년) 8월에는 ‘경상도 바닷물이 울주에서 동래까지 길이 30리, 너비 20리로 피같이 붉었는데, 나흘 동안이나 그러하였다. 수족(물속에 사는 생물)이 모두 죽었다’고 적어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남기기도 했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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