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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세계인 모두의 노트르담
  • 이지현 기자
  • 2019-04-21 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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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불에 타는 노트르담 성당의 모습. 파리=AP뉴시스​


화재가 일어난 노트르담 성당 앞에서 기도하는 파리 시민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영어권에서는 ‘노트르담의 꼽추’로 번역됐지만 책의 주인공은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도 어느 다른 인물도 아니고 바로 성당 자체다. 19세기 프랑스 문학사가 귀스타브 랑송은 “이 책에서 개개의 인물보다 더 생생한 것은 군중이요, 그것보다 더 생생한 것은 파리라는 도시 자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생생한 것은 그 그림자가 파리를 덮고 있는 성당이다. 노트르담은 이 소설에서 진정한 넋을 가진 유일한 개인”이라고 썼다.

위고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독립된 한 장을 아예 성당 설명에 할애하고 있다. 위고에 따르면 ‘최초의 돌을 놓은 샤를마뉴(742∼814)와 최후의 돌을 놓은 필리프 오귀스트(1165∼1223)’ 사이에 오랜 세월에 걸쳐 지어진 노트르담은 로마네스크 양식도 고딕 양식도 르네상스 양식도 아니고 세 양식이 모두 섞인 잡종이지만 그렇다고 순수한 양식보다 덜 귀중한 것은 아니다. 노트르담은 세월이 건축가가 돼 만들었으며 면 하나하나 돌 하나하나가 프랑스 역사의 한 페이지라고 위고는 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벌어진 노트르담 화재에 “우리 일부가 불탔다”고 말한 것과 상통한다.

가톨릭 성당은 입구를 중심으로 보면 서향(西向)이다. 성당은 동서 방향의 긴 축을 따라 서쪽에 입구가 있고 동쪽에 제단(祭壇·제사를 지내는 단)이 놓인다. 다행히 관광객들이 주로 보는 서쪽 입구의 쌍둥이 종탑과 외관은 온전했다. 성당은 동서 축과 남북의 짧은 축이 십자가 모양으로 만나는 곳에 제단이 놓이고 그 위에 첨탑이 선다. 그 첨탑에서 보수 공사를 하다 불이 나 지붕까지 태웠다. 3개 장미창 중 성모마리아(노트르담)가 그려진 남북 축의 북쪽 장미창이 첨탑에 가까웠음에도 기적처럼 살아남았다.​

위고가 보던 파리 노트르담은 화재 전까지 우리가 보던 파리 노트르담과 달랐다. 위고의 소설이 혁명을 겪으며 훼손된 성당에 관심을 불러일으켜 1844∼1864년의 대대적 복원 작업으로 이어졌다. 이번에 불탄 첨탑만 해도 위고가 소설을 쓰던 시절에는 잘려 나가고 없었으나 당시 작업을 거쳐 복원됐다. 세계가 불타는 노트르담을 보며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했다. 위대한 문화 유적이 가진 보편적 호소력을 보여준다. 낙심할 것은 없다. 20세기만 해도 영국의 윈저성, 일본의 금각사(긴카쿠지·金閣寺) 등이 불에 탔다가 복원됐다. 명품 브랜드 구찌의 모기업은 복원을 위해 1억 유로를 기부했다. 더 멋진 복원만이 화재의 상처를 극복하는 길이다.​



동아일보 4월 17일 자 송평인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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