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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일본 새 연호 ‘레이와’는 어디에서 온 말일까?
  • 이지현 기자
  • 2019-04-04 1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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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1일 도쿄의 한 서점에 ‘레이와’라고 써진 글씨체를 시민들이 바라보는 모습. 도쿄=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새로운 연호 ‘레이와’를 공개하고 있다.


‘레이와(令和).’ 일본 정부가 1일 공표한 새 연호(年號·元號)다. 다음 달 1일이면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새 일왕으로 즉위하며 ‘레이와 시대’를 열게 된다.

새 연호는 일본 최고(最古)의 시가집 ‘만요슈(萬葉集)’에서 따왔다. 과거 중국 고전에서 유래한 247개의 연호와 달리 첫 ‘일본제’ 연호다. 만요슈 ‘매화의 노래’ 서문에 등장하는 ‘초봄 좋은 달이 뜨니 공기 맑고 바람은 부드럽다(初春令月氣淑風和)’에서 두 글자를 따왔다. 아베 신조 총리는 새 연호에 대해 “아름다운 마음을 모아 문화를 태어나게 하고 키우자는 뜻”이라고 밝혔다.


왕의 치세(세상을 잘 다스림)를 뜻하는 연호는 기원전 중국에서 유래해 한국 일본 베트남 등 한자문화권에서 사용됐다. ‘황제는 시간도 지배한다’는 사고에 근거해 왕의 권위를 높이는 데 쓰였지만 백성들의 안녕도 염원했다. 그 뒤 각국에서 연호가 사라지면서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연호를 쓰는 현대 국가가 됐다. 지금도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연도를 표기할 때 연호를 사용하니 일상생활에 밀접하다. 다만 사용자는 감소 추세다. 마이니치신문 1975년 조사에서는 82%가 ‘주로 연호를 사용한다’고 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34%로 줄었다(연호와 서기를 병용한다는 답을 합하면 68%). 최근 몇몇 시민이 “연호가 바뀌는 것이 시간의 연속성을 끊어 ‘개인의 존엄’과 ‘인격권’을 침해한다”며 위헌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이 ‘왕의 시간’에 갇혀 세계와 유리된다(따로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일본인들에게 일왕이 국가 통합의 상징이듯 연호도 단순한 연도 표기법은 아닌 듯하다. 특정 시기 민족의 정치와 문화가 어우러진 집단기억과도 같다. 그러니 왕이 바뀌어 연호가 새로워진다는 것은 수십 년 만에 ‘시대가 바뀌는’ 엄청난 일이 된다. 어제 일본 언론은 이른 아침부터 연호 결정 과정을 생중계하며 기대감에 들썩이는 자국 분위기를 전했다. 일왕이 바뀌는 걸 한일관계의 새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동아일보 4월 2일 자 서영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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