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을 선물해요”

어린이 뉴스

“깨끗한 물을 선물해요”
이지현 기자
2019-03-21 17:47:00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세계 물의 날은 갈수록 물 오염이 심해지고 깨끗한 물을 지키는 일이 어려워지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 유엔(UN·국제연합)이 지정한 날. 올해 세계 물의 날의 구호는 그 누구도 뒤에 남겨두지 말자(Leaving No One Behind)이다. 깨끗하지 않은 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내버려 두지 말자는 것.

우리나라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수도꼭지만 틀면 깨끗한 물을 매일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도 많다. 이런 나라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움직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있다.

빗물을 마셔요!

바누아투 대통령에게 설치된 빗물 식수화 시설을 설명하는 모습. 서울대 한무영 교수 연구실 제공

하늘에서 내려서 시간이 지나면 땅으로 스며드는 빗물. 서울대 연구진은 이 빗물을 활용해 물 부족 문제를 겪는 나라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대 빗물연구센터는 국제구호단체 서밋237과 남태평양의 나라 바누아투의 한 국립 유치원에 빗물 식수화 시설을 세웠다. 이 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은 충분한 편이지만 국토에 강이나 저수지가 없고 관련 시설도 부족해 오래도록 식수 부족 문제를 겪어왔다. 빗물은 간단한 정수 과정만 거치면 식수로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빗물연구센터에 따르면 이 빗물 식수화 시설은 200㎡ 면적의 지붕에서 모은 빗물을 이용한다. 빗물은 탱크 네 곳을 차례로 지나며 자연 침전(가라앉다) 과정을 거쳐 1차 정수되고 필터를 통해 2차 정수된 뒤 자외선 소독 과정까지 거쳐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식수가 된다. 이 시설로 유치원은 하루에 1000ℓ(리터)의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깨끗한 물로 치료해요!

정수되지 않은 물을 사용하는 짜우르자하리 시 주민들. 팀앤팀 제공

국제구호단체 팀앤팀의 좋은물연구소는 세브란스 병원과 협업해 네팔 중서부 산지 짜우르자하리 시의 한 병원이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수 장비를 제공했다.

의료장비 지원을 위해 이곳을 방문한 세브란스 의료진은 짜우르자하리 지역 주민들이 식수 이용의 어려움을 겪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물 또한 정수하지 않은 물로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료장비, 소독장비, 병원 위생시설 등에 깨끗한 물을 사용하지 못해 환자들이 수인성질병(오염된 물로 전염되는 질병)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

팀앤팀 좋은물연구소는 세브란스 병원 지원을 통해 병원과 마을에 하루 약 6만ℓ를 정수할 수 있는 첨단 정수장치 2대와 병원에 필요한 염소소독수 발생 장치, 초순수(극도로 정제한 물) 제조장치 등을 설치했다. 또한 발광다이오드(LED)램프를 만드는 비영리단체 쉐어라이트의 지원을 통해 UVC(자외선) LED를 이용하여 물과 물건 등을 살균할 수 있는 ‘퓨리라이트’를 짜우르자하리 병원에 설치할 예정.

소중한 물을 지켜요!

아프리카 니제르에 설치된 식수시설에서 물을 마시는 어린이들. 굿네이버스 제공

깨끗한 물을 공급받는 것만큼이나 식수 시설을 잘 관리하고 위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는 2011년부터 매년 굿워터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굿워터 프로젝트를 통해 우물, 식수 펌프와 같은 식수 시설 지원이 필요한 나라와 지역에 이를 설치해주고 지역주민들이 이 시설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하는 것. 한 번 우물이나 식수 시설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주민들이 스스로 깨끗한 수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정수시설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화장실 등에서 발생하는 하수 관리는 전체적인 수질 관리에 필수적이기 때문. 동시에 손 씻기 같은 위생교육을 통해 설사나 식중독 같은 질병이 줄어들 수 있도록 돕는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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