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탈출 문어·산수왕 꿀벌…생각보다 똑똑한 동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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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탈출 문어·산수왕 꿀벌…생각보다 똑똑한 동물들은?
장진희 기자
2019-02-14 13:26:58

미로 탈출? 누워서 떡먹기지!

“내가 누구라고? 도리? 도리!”

애니메이션 영화 ‘도리를 찾아서’의 주인공 물고기 도리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깜빡깜빡하는 캐릭터다. 물고기는 알려진 것처럼 정말 기억력이 3초밖에 안 되는 동물일까? 인간을 닮은 영장류 동물에 비해 물고기의 지능은 한참 낮을 것이란 생각은 편견일 수도 있겠다. 최근 청줄청소놀래기(기생충을 먹고 사는 놀래기과의 물고기)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한다는 상식을 뒤엎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개, 침팬지, 코끼리, 돌고래 같은 동물들이 똑똑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영리한 동물들이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져 우리를 놀라게 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파헤쳐보자.

문어가 스스로 뚜껑을 열고 병에서 탈출하는 모습. 유튜브 동영상 캡처

바다에서 나만큼 똑똑한 사람 있어?

꿈틀꿈틀 긴 여덟 개의 다리로 바다를 헤엄치며 먹물을 내뿜는 문어. 독특한 겉모습을 가진 문어가 ‘바다의 현자(어질고 총명한 사람)’라 불릴 만큼 똑똑한 동물이라는 게 믿어지는지?

플라스틱 병에 문어를 가뒀더니 빨판으로 뚜껑을 잡아 돌려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게를 잡아먹기 위해 주인 잃은 조개껍질 안에 몸을 감췄다가 재빨리 나오기도 한다. 심지어는 미로의 출구를 찾는 능력도 갖췄다. ‘이 정도면 똑똑한 동물이라고 인정할 법 하지’라고 문어가 뽐내는듯하다.

문어가 매우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연구 결과로도 입증됐다. 지난 2015년 미국 시카고대·버클리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와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 공동연구팀이 두점박이 문어의 게놈(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을 분석한 결과 유전자 개수가 인간과 비슷했다. 게놈 분석으로 확인한 문어는 장기 기억능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카메라처럼 정확한 시각능력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꿀벌이 꽃가루를 모으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산수왕 꿀벌이 나가신다!

‘왜앵∼’ 맞으면 따끔한 침만큼이나 꿀벌은 야무진 계산실력을 자랑한다. 최근 영국 일간신문 가디언에 따르면 꿀벌은 아주 작은 뇌를 가졌지만 덧셈, 뺄셈 등 숫자 계산을 배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 에이드리언 다이어 박사팀이 발표했다.

박사팀은 꿀벌에게 파란색은 ‘더하기 1’을, 노란색은 ‘빼기 1’을 의미한다고 가르쳤다. 꿀벌을 Y자 모양의 미로에 넣고 노란색 도형 3개를 보여준 뒤, 3에서 1을 뺀 결과인 노란색 도형 2개가 있는 쪽으로 비행하면 보상으로 설탕물을 주는 방식이었다. 틀릴 경우 쓴맛이 나는 물을 줬다. 덧셈과 뺄셈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색깔을 활용해 가르친 것.

총 열 네 마리의 꿀벌에게 각각 100번의 훈련을 반복한 결과, 한 마리 당 10번 실험을 진행했을 때 64∼72%의 정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팀은 “이 연구는 인간 외의 생물들도 숫자에 대한 인지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프랑스 퓌뒤푸 역사테마파크의 까마귀가 담배꽁초를 주워 상자에 넣고 있다

일하는 까마귀, 본 적 있니?

프랑스에 가면 청소부 까마귀를 만날 수 있다. 프랑스 중서부에 위치한 역사테마파크 ‘퓌뒤푸(Puy du Fou)’가 고용한 여섯 마리의 훈련된 까마귀들은 담배꽁초나 작은 쓰레기들을 주우며 노동의 대가까지 톡톡히 받고 있다고 미국 일간신문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8월 보도했다.

까마귀들은 어찌나 똑똑한지 쓰레기를 넣으면 자동으로 새 모이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공원 청소에 열심인 모습이다. 까마귀들을 훈련시킨 크리스토프 가보릿은 “까마귀들은 이제껏 성가신 존재로 여겨졌지만 청소하는 까마귀들의 노력을 계기로 이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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