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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적 중립·솔선수범…현대 왕실의 권위 유지 방법은?
  • 장진희 기자
  • 2019-02-12 14: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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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낮추니 사랑 한 몸에

딱딱한 연설 대신 인터넷 ‘라이브 방송’으로 국민들과 소통하는가 하면, 치렁치렁한 곤룡포 말고 모자가 달린 티셔츠를 즐겨 입는 황제가 있다. 최근 방영 중인 지상파 드라마 ‘황후의 품격’ 속 대한제국 황제인 이혁의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현대의 한국이 입헌군주제(왕의 권력이 헌법에 의해 일정한 제약을 받는 정치 체제) 국가라는 가상의 설정 하에 전개된다.

“황실은 정치를 하지 않습니다.” 드라마 속 이혁 황제는 황실이 의회의 영역을 넘보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반박한다. 이렇듯 입헌군주제 국가에는 왕실과 의회가 공존한다. 전근대사회의 왕이 절대 권력을 쥐었던 것과는 달리 입헌군주제 국가에서 왕의 권한은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의해 제한된다. 왕은 국가를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존경을 받는 상징적인 존재일 뿐, 현실 정치는 선거로 뽑힌 의회에서 이뤄지는 체제인 것.

왕은 드라마에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들이 일부 있다. 드라마 밖 왕과 왕자, 공주들은 왕실의 권위를 유지하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을까?​


우본랏 라차깐야 태국 공주가 지난 2010년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 참가한 모습.​ 홍콩=AP뉴시스


각자의 역할 존중해요

최근 입헌군주제 국가인 태국의 공주가 총리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가 반대에 부딪쳐 그 뜻을 하루 만에 철회(주장을 회수하거나 번복함)하는 사건이 있었다. 왕권과 정치를 분리한 입헌군주제 국가에서 왕의 가족이 총리를 맡으면 왕실에 지나치게 많은 권력이 집중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태국 언론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은 누나인 우본랏 라차깐야 공주가 태국의 한 정당의 총리 후보로 등록된 것에 대해 “왕실 가족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왕실의 전통을 깨는 것이며 위헌(헌법 조항이나 정신에 위배되는 일)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우본랏 공주는 과거 미국인과 결혼하면서 왕족 신분을 포기한 적이 있지만, 이혼 후 태국에 돌아와 다시 공주 칭호를 받게 됐다. 이에 공주는 “왕실의 전통을 존중한다”며 출마를 포기했다.


해리 영국 왕손(왼쪽)과 그의 아내 메건 마클 왕손비가 지난달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버컨헤드=AP뉴시스

선한 영향력 발휘하는 왕자들

영국 왕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 실천에 앞장서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영국 찰스 왕세자의 둘째 아들 해리 왕손의 군 복무가 대표적이다. 해리 왕손은 2006년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07∼2008년과 2012∼2013년 두 차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다녀오기도 했으며, 공격용 헬기 아파치 사수 겸 조종사 자격도 갖고 있다. 다른 병사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국가의 안보를 위해 전장에서 직접 뛴 해리 왕손의 사례는 많은 이들에게 본보기가 됐다.

해리 왕손의 형이자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도 노숙인들의 삶을 개선하는 자선 활동을 펼치는 등 사회 공헌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달 새해 축하 행사에서 방문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됴쿄=AP뉴시스

때로는 반성하는 모습도

정치적 의견을 내비치지 않는 게 입헌군주제 왕의 덕목으로 여겨지지만 예외도 있다. 아키히토 일왕(일본의 왕)은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소신을 꾸준히 밝혀왔다.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70주년인 지난 2015년 전국 전몰자(전장에서 싸우다 숨진 사람) 추도식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앞선 대전(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끔찍한 재난)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이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때가 시작이었고 지난해 추도식에서도 언급됐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고 지배한 데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인정하지도 사죄하지도 않은 것과는 대조되는 일왕의 평화를 향한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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