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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쿠나 마타타’, 원주민의 언어라고?
  • 심소희 기자
  • 2019-01-21 18: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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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의 유산

2019년은 유엔(UN·국제연합)이 정한 ‘국제 토착어의 해’.

토착어는 원주민들이 사용해온 말이다. 유엔은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토착어를 보존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자는 뜻에서 올해를 ‘국제 토착어의 해’로 정했다.

세계에는 얼마나 많은 토착어가 있는지, 각국에서는 토착어를 보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보자.




외계 천체 ‘오무아무아’의 가상도. 유럽남방천문대 제공


‘원주민’의 언어

‘하쿠나 마타타’.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에서 티몬과 품바가 즐겨 말하던 이 말은 동부 아프리카 토착어인 스와힐리어로 ‘걱정하지 말라’는 뜻. 2017년 10월 관측돼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외계 천체 ‘오무아무아’는 하와이 토착어로 ‘저 멀리 최초로 도착한 메신저’라는 뜻이었다.

이처럼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 지역에서 살던 원주민들끼리 사용해 온 언어가 바로 토착어다. 우리나라의 토착어는 당연히 ‘한국어’다. 미국의 토착어는 무엇일까? ‘영어’라고 답했다면, ‘땡’ 오답이다. 미국은 영국인들이 17세기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가 세운 나라. 미국의 토착어는 영국인들이 건너가기 전,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언어를 말한다. 미국의 주 이름인 아이오와, 오클라호마, 캔사스, 켄터키 등도 미국 대륙에 살던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토착어에서 따왔다.




카야르딜드족을 만나는 호주의 언어학자 니컬러스 에번스(오른쪽). Grace Barnes·ABC뉴스 제공


사라지는 토착어

“이곳은 테브픽 에센츠의 무덤, 그는 우비크어라는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최후의 인물이었다.”

호주의 언어학자 니컬러스 에번스가 2012년 펴낸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는 토착어들이 사라지는 과정을 다룬 책. 이 책에서 나온 위 문구는 ‘우비크어’를 마지막으로 말할 줄 알았던 이가 세상을 떠난 뒤 그 묘비에 쓰인 말이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토착어는 7000여 개. 하지만 이중 2400여 개는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토착어를 사용하는 사람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호주 퀸즐랜드 주 벤팅크 섬에 사는 원주민 카야르딜드족도 이 문제를 겪고 있다. 미국 ABC 방송은 “카야르딜드족 아기가 태어나지 않으면서 이들의 언어인 ‘카야르딜드어’를 유창하게 할 줄 아는 사람이 이제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2017년 보도했다.

식민 지배를 받아 다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서 토착어 사용이 줄어들기도 한다. 남아메리카에 있는 수리남에는 ‘스라난 통고’라는 토착어가 있지만, 수리남이 영국과 네덜란드의 식민지가 되면서 네덜란드어, 영어 등 10개가 넘는 언어가 사용됐다. 지금의 공용어도 네덜란드어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왼쪽)가 딸을 안고 있다. AAP 제공


토착어를 살리자

말은 민족 고유의 특징과 문화가 담겨 있는 그릇과 같다. 세계 각지에서 토착어를 살리고 대대로 보존하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이유다.

지난해 6월 출산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마오리어로 ‘사랑’을 뜻하는 단어인 ‘테 아로하’로 딸의 중간 이름을 지었다. 마오리어는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사용하는 언어. 영국계 백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뉴질랜드에서 마오리족의 비율은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뉴질랜드 정부는 2040년까지 기초 마오리어를 할 줄 아는 인구수를 100만 명으로 늘리겠다며 마오리 언어와 문화를 뉴질랜드의 유산으로 인정하고 보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토착어를 공용어로 제정해 공식적인 지위를 갖도록 하기도 한다. 덴마크의 지배를 받던 그린란드는 2009년부터 자치권을 일부 인정받게 되면서 덴마크어가 아닌 그린란드 토착어를 공용어로 채택했다.​

도움말=조원형 서울대 언어학과 강사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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