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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 장기를 사람 몸에 넣는 이유는?
  • 심소희 기자
  • 2019-01-16 16: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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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장기를 내 몸에?

돼지의 장기가 원숭이의 몸에 이식되면 어떨까? 돼지 장기가 사람 몸에 쓰일 날도 올까?

올해는 바이오 인공장기 연구가 시작된 지 10년째 되는 해. 바이오 인공장기란 각막·간·심장 등 인간의 장기와 같은 기능을 갖도록 인공적으로 만든 장기다.

농촌진흥청이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바이오 이종(移種·다른 종)장기 연구와 바이오 인공장기를 위해 개발된 돼지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왜 이 연구를 시작한 것일까? 지금 이 연구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지노. 농촌진흥청 제공


부족한 장기 대체해

이종이식은 종이 다른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아닌 동물의 심장이나 간을 사람의 장기 대신 넣는 것. 왜 이런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일까?

바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함이다. 사람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수단이 없을 때, 병에 걸린 장기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장기가 필요하다. 현재 이 장기들은 사망자나 뇌사자의 장기기증으로 충당(모자라는 것을 채워 메움)돼 왔다. 하지만 장기기증자가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문제다. 지난해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3만3000명. 장
기기증자의 10배가 넘었다.

그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바이오 인공장기. 동물을 통해 생산된 바이오 인공장기는 장기를 제한 없이 공급할 수 있는 데다 환자에 따른 맞춤형 장기 또한 만들어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믿음이

유전자 바꾼 돼지 태어나

사람의 장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판단되는 것은 ‘돼지’의 장기. 돼지는 장기의 크기와 모양, 유전자 배열이 사람과 비슷한데다 임신기간이 짧고 한 번에 많은 새끼를 낳아 많은 수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국립축산과학원이 탄생시킨 ‘지노(XENO)’는 첫 바이오 이종장기용 돼지. 지노는 돼지의 장기를 원숭이나 사람과 같은 영장류에 이식했을 때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알파갈 유전자를 제거해 이식했을 때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을 줄였다. 지노의 심장을 이식받은 원숭이는 43일 동안 살았다.

지노 이후 ‘믿음이’(2010년), ‘소망이’(2011년), ‘사랑이’(2016년)가 태어났다. 믿음이는 지노처럼 알파갈 유전자를 제거하고 유전자 2개를 추가로 조절했다. 믿음이의 장기와 조직을 이식받았던 원숭이의 경우, 심장은 60일, 각막은 400일 이상 기능을 유지했다. 소망이는 이종이식 후 혈액이 굳어지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사람에게 있는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넣은 돼지. 사랑이는 믿음이와 소망이 사이에서 태어난 돼지로 유전자 3개를 조절해 면역거부반응을 최대한 줄였다.




소망이

사람에게도 될까?

다른 종을 대상으로 한 바이오 인공장기 연구는 어디까지 왔을까?

지난달에는 독일 뮌헨대의대와 스웨덴 스카네의대 등 공동연구진이 유전자를 바꾼 돼지 심장을 사람과 비슷한 영장류인 개코원숭이에게 이식해 무려 195일 동안이나 살게 했다는 연구가 밝혀져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에게 동물의 장기를 이식한 사례는 아직 없다. 인공장기 연구기관인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은 올해 1월 돼지의 췌도(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계획했지만 아직 시행하지 못했다. 이종장기 이식을 뒷받침할 법이 우리나라에 아직 없기 때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2017년 파급효과가 큰 미래 신기술로 바이오 인공장기를 뽑았음에도 아직 관련법이 없는 것은 이에 대한 인식이 널리 알려지지 못한 까닭도 있다. ‘인간을 위한 동물의 희생’이라는 윤리적인 문제도 제기된다.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관은 “바이오 인공장기는 부족한 장기기증을 대체하고 위급한 생명을 구하는 방법”이라면서 “바이오 인공장기에 대한 인식이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랑이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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