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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운 오리에서 백조가 된 인천항 사일로 기획한 사람은?
  • 장진희 기자
  • 2019-01-07 12: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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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 오른 벽화 기획한 이완석 인천디자인지원센터 센터장


인천항 사일로에 그려진 슈퍼그래픽. 인천=뉴시스

위험시설로 오해받던 도시의 골칫덩이가 랜드마크(지역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항 7부두(인천 중구)의 곡물을 저장하는 거대한 사일로의 이야기다. 인천항 사일로는 옥수수, 밀, 수수 등 곡물을 저장하는 산업시설로 지난 1979년 설치된 이래 크게 바뀌지 않은 투박한 겉모습과 어마어마한 크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기피대상이었다.

그랬던 인천항 사일로가 확 달라졌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16개의 사일로를 인천항 쪽에서 정면으로 보면 마치 책장에 여러 권의 책이 꽂혀있는 것 같은 모습을 자랑한다. 둘레 525m, 아파트 22층에 달하는 높이 48m 크기의 사일로에 가득히 그려진 이 슈퍼그래픽(2만3688㎡·도시 벽면에 그려진 그림처럼 거대한 그래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벽화’로 지난해 9월 기네스북에 올랐고 최근에는 현판식도 열렸다.

사일로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사람은 누구일까? 칙칙했던 인천항에 활력을 불어넣은 슈퍼그래픽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듣기 위해 김수아 동아어린이기자(인천 서구 인천청일초 4)가 이완석 인천디자인지원센터 센터장을 인천 남동구의 센터에서 최근 만났다.

 


김수아 동아어린이기자(오른쪽)가 기네스북 등재 증서를 들고 이완석 인천디자인지원센터 센터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장진희 기자

세계에서 가장 큰 사일로 벽화

“인천항 사일로는 인천시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월미도로 가는 길목에 있어 관광객들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시설입니다. 면적이 축구장 4배 크기에 달해 위압감을 주는데다가 주변에 곡물가루로 인한 먼지가 휘날려서 ‘위험시설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 충분했죠.”

김 양이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에 대해 묻자 이 센터장이 이렇게 답했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가 인천항 일대를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곳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사일로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로 결정했고, 인천시 내의 산업단지 및 기업에 디자인 지원을 제공하는 인천디자인지원센터가 슈퍼그래픽의 기획·감독을 담당했다.

그림에는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일대기가 담겼다. 이 센터장은 “양쪽 옆면에는 물통을 들고 밀밭으로 들어가는 소년과 금빛으로 잘 익어 고개를 숙인 밀을 수확해서 나오는 농부가 각각 보인다”며 “정면에서 봤을 때에는 오른쪽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뜻하는 문구가 마치 책등에 책 제목이 쓰인 것처럼 펼쳐져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100일 만에 완성한 슈퍼그래픽

인천디자인지원센터는 슈퍼그래픽을 위해 7명의 벽화 작가를 섭외했다. “최고 48m의 높이에서 크레인에 올라 거대한 그림을 그리는 일은 숙련된 작가만이 할 수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 벽화 작가, 크레인 조종사, 센터 소속 디자이너들이 한 몸처럼 지난해 4∼7월 100여 일 간 땀 흘려 그림을 완성시켰다.

김 양은 “슈퍼그래픽에 있는 그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다. 이 센터장은 “오른쪽에서 네 번째 사일로 기둥에 그려진 분홍색 수국”이라고 답했다.

“봄에 활짝 핀 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꽃잎 한 장 한 장에 음영을 넣어 입체감을 살리는 게 관건이랍니다. 이 꽃 부분을 그리는 데만 50일 정도가 걸렸어요. 디자이너들은 그림이 기획한대로 잘 표현되고 있는지 보기 위해 ‘일광욕 침대’를 깔아놓고 감상하기도 했죠. 어렵게 완성된 그림이라서 그런지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이 센터장)

‘왜?’라고 끊임없이 질문해요

김 양은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는 도시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이 센터장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축물을 보고 ‘왜 이렇게 생겼을까’라고 스스로 묻고 답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모든 시민들이 보기에 만족스러운 작품을 만들어 내려면 이들의 취향부터 파악해야합니다. 도시는 노인부터 어린이, 한국인부터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이 더불어 사는 공간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중요해요. 사일로 벽화도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어졌죠.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축물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초등생 시절에는 많은 작품을 보면서 연구하는 습관을 길러보아요.”(이 센터장)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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