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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샹, ‘샘’ 말고 이런 작품도 있었어?
  • 심소희 기자
  • 2018-12-30 15: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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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예술이란?

일반 화장실에서 볼 수 있는 남성용 소변기. 이것을 화장실이 아닌 미술 전시장에 가져다 놓는다면 어떨까? 평범하던 소변기가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할까?

지금부터 100여 년 전인 1917년, 이것을 시도한 예술가가 있다. 바로 마르셀 뒤샹(1887∼1968)이다. 논란과 함께 현대미술의 선구자(앞선 사람)로 자리매김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마르셀 뒤샹’ 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울 종로구)에서 내년 4월 7일까지 열린다. 이곳에선 논란의 작품 ‘샘’을 비롯해 어린시절부터 노년까지 그가 제작했던 작품 150여 점을 볼 수 있다.

이곳에 전시된 뒤샹의 작품을 통해 그의 삶과 세계관을 살펴보자.




1917년 원본을 복제한 ‘샘’(1950). Association Marcel Duchamp/ADAGP, Paris – SACK, Seoul, 2018

나의 스타일은?

뒤샹이 처음 그림을 그린 것은 15세 때인 1902년. 그의 독창성은 그가 화가가 되기 위해 배웠던 다양한 회화(그림)기법에서 나왔다.

당시 화가들은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난 회화기법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1904년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사립 미술학교에 입학해 공부했던 뒤샹 역시 당시 유행하던 인상주의(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물의 인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경향), 입체주의(사물을 여러 시점에서 입체적으로 표현한 미술), 야수파(색채를 강렬하게 추구한 화가들의 모임)의 기법을 공부하면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찾아나갔다.

뒤샹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의사 뒤무셸의 초상’(1910). 친구인 레이몬드 뒤무셸을 그린 이 작품의 특징은 자연스럽지 않은 색채. 쫙 펼친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홍색 후광 또한 독특하다. 뒤샹은 현대회화가 이처럼 자연스럽지 않은 표현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의사 뒤무셸의 초상’(1910). Association Marcel Duchamp/ADAGP, Paris – SACK, Seoul, 2018

‘뚝심’을 지키다

뒤샹은 ‘뚝심(굳세게 버티거나 감당하여 내는 힘)’ 있는 예술가였다. 그는 자신의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대중에게 알리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25세의 화가였던 그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해 준 작품인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가 그 예. 여성의 움직임을 직선과 곡선으로만 그려 입체적이고 추상적인 특징이 도드라진 이 작품은 처음 공개됐을 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뒤샹이 1912년 파리 오르세 역에서 열린 미술전람회 ‘살롱 데 쟁데팡당’에 이 작품을 내보냈을 때 당시 심사위원들은 작품 몇 군데를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그는 심사위원들의 뜻을 따르지 않고 출품도 취소했다. 그는 그 다음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 최초의 국제 현대 미술전인 ‘아모리 쇼’에 이 작품을 다시 내놓았고, ‘파블로 피카소(1881∼1973)와 더불어 입체주의를 이끄는 화가’로 묘사되면서 큰 유명세를 얻는다.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1912). Association Marcel Duchamp/ADAGP, Paris – SACK, Seoul, 2018

도전 또 도전

25세, 뒤샹은 이미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화가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예술가로서 그가 처음 던졌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예술적이지 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이 고민의 결과가 바로 레디메이드(readymade)였다. 영어로 ‘기성품(이미 완성된 물건)’을 뜻하는 이 말은 ‘예술가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물건이라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바람을 예술계에 가져왔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샘’은 뒤샹이 1917년 미국 뉴욕에서 독립예술가협회가 연 첫 전시에 ‘알 머트(R. Mutt)’라는 이름으로 출품한 작품이었다. 당시 조직위원회가 이 작품을 출품할지를 두고 투표한 결과 근소한 차이로 ‘샘’을 전시하지 못하게 되자 뒤샹은 잡지 ‘블라인드맨’ 등을 발간하면서 ‘샘’이 가진 작품성을 알려나갔다.

레디메이드 작품을 발표한 이후에도 뒤샹은 스스로 ‘에로즈 셀라비’라는 이름으로 모델로 활동하거나 자신의 작품을 미니어처로 복제하면서 예술가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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