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밤이 되면 한 해 동안 열심히 공부하며 놀며 성장한 어린이들을 위해 산타클로스가 다녀가실 예정이다. 자기 전 머리맡에 커다란 양말을 걸어두면 내일 아침 선물로 빵빵하게 채워진 양말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이 있다. 우리 집과 친구네 집, 그리고 전 세계 어린이의 집을 방문하려면 산타클로스와 썰매를 끄는 순록 루돌프는 대체 얼마나 빨리 달려야하는 걸까? ‘매우 반짝이는 코’를 가진 루돌프의 코는 정말 한밤중에 빛을 발할까? 산타클로스가 매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줄 수 있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풀어봤다.

산타할아버지, 빨리 오세요∼

어린이들은 푸짐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린다. 산타클로스와 루돌프에게는 크리스마스가 가장 바쁜 시기다. 울지 않는 어린이의 집집마다 선물을 놓아주려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 전 세계에 2억 명의 어린이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산타클로스의 썰매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 하는 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기계 및 항공우주학과의 래리 실버버그 교수는 2억 명의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는 약 7500만 가구를 방문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집들이 평균 2.62㎞씩 떨어져있다고 했을 때 산타는 총 1억 9633㎞를 이동해야 한다.

이 만큼의 거리를 24시간 안에 다니려면? 산타의 썰매는 시속 818만㎞로 달려야 한다. 실버버그 교수에 따르면, 산타의 썰매는 1초에 30만㎞를 이동하는 빛의 속도보다 130배 정도 느린 속도로 달려야 선물을 성공적으로 배달할 수 있다. 실버버그는 산타가 ‘특수 상대성 이론’의 대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썰매가 빛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면 지상에 있는 우리의 시간과 산타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는 것. 우리에겐 단 몇 분이 산타에겐 한 달과도 같은 시간이기 때문에 모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다.

순록의 코가 빨간 이유는?

‘안개 낀 성탄절 날 산타 말하길/ 루돌프 코가 밝으니 썰매를 끌어주렴’ 캐럴 ‘루돌프 사슴 코’에 등장하는 루돌프는 사슴이 아니라 순록이다. 사슴과의 동물인 순록은 추운 지방에 사는 초식동물이다. 순록 코는 정말 반짝반짝 밝게 빛나 어두운 밤 산타의 썰매를 신나게 끌어줄까?

순록의 코는 밤에 반짝이지 않는다. 순록의 코가 빨간 이유는 추위에 견디기 위해서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공동 연구진이 영국 의학 저널에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순록의 코에는 혹독한 추위에 견디기 위한 모세혈관이 집중돼 있다. 모세혈관이 많을수록 체온 조절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것. 날씨가 춥거나 순록이 썰매를 끌며 운동량이 많아질 때 혈류가 증가하면서 코 주위가 빨갛게 변한다.

대신 순록은 사람이 볼 수 없는 자외선 영역을 감지할 수 있다. 밤이 6개월 간 지속되는 북극의 기후 환경에 맞게 진화한 결과다. 순록의 눈 안쪽 반사판의 단백질 구조는 겨울에 더 촘촘해져 밤에도 앞을 잘 볼 수 있게 한다.

아프시면 안돼요!

산타는 풍족한 마음씨만큼 크고 둥근 곡선형 몸매를 자랑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할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기도 한다. 미국 로완대 의대의 토마스 카발리에리 박사는 “백발의 산타가 어린이들이 남긴 설탕 가득한 간식을 계속 먹는다면 심장병이나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지방 우유 또는 비타민 D와 칼슘을 섭취해 골다공증(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카발리에리 박사는 또 “대신 산타는 평소 빠르게 달리는 썰매 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균형을 잡느라 근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몸집과 나이에 비해서는 근육량이 많을 것”이라면서 “산타는 무거운 선물 꾸러미를 지고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운동량을 늘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