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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문예상 12월 후보/산문] 할머니가 아끼는 수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8-12-17 17: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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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충북 충주시 국원초 5)

얼마 전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따르릉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비몽사몽 상태로 내가 전화를 받아보니, 할머니였다. 나에게 놀러 오라는 것이었다. 갑자기 얼음물을 마신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할머니께 꼭 가겠다고 말한 뒤에 서둘러 엄마께 말했다.

“할머니 댁 가면 안 돼요?”

엄마는 말없이 웃으시며 옷을 입었다. 나는 할머니 댁에 가면서 ‘왜 부르셨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는 것이니 행복하기만 했다.

할머니 댁에 가니 가장 먼저 지글지글 맛있는 소리가 들렸다. 할머니께서는 우리를 반겨주셨다. 나는 할머니와 있는 동안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할머니는 예쁜 상자에 들어있는 수건 하나를 가지고 오셨다. 마치 진주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다. 너무 예뻤다. 그 수건을 보자마자 내 입이 딱 벌어졌다.

할머니께서는 “내가 가장 아끼는 수건이여”하며 웃으셨다. 나도 웃으면서 “진짜 예뻐요! 할머니와 닮은 것 같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궁금해하시면서 그 이유를 물었다. 나는 “수건은 저에게 무척 좋은 역할을 해요. 제 손에 묻어있는 물을 닦아주고, 피가 났을 때 피를 닦아주기도 해요”하고 말하는데 기분이 묘했다. 할머니는 웃으시며 “할머니는 보경이에게 좋은 할머니라는겨?”하셨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는 갑자기 일어나시더니 주방으로 가셨다. 그러고는 나에게 물어보았다. “뭐 먹고 싶어?”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걸 말하며 즐거워했다. 할머니는 신기하게도 힘들지 않으셨나보다. 그저 즐거운 표정으로 요리를 하실 뿐이었다.

그때 내가 먹고 싶다고 하였던 음식이 나왔다. 할머니는 식탁에 음식을 놓아주시며 “어여 먹어”하고 말씀하셨다. 내가 먹고 싶다 했던 음식 중 하나인 미역국을 먹으려는 순간! 국그릇이 흔들거리더니 내 쪽으로 떨어졌다. 나는 “아악”하고 소리를 질렀고, 할머니는 할머니 옆에 있던 수건으로 나의 옷을 닦아주시며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훌쩍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아프고 따가웠지만 할머니께서 열심히 만든 국을 그냥 흘렸다는 생각에 너무 죄송해서 꾹 참았다. 그런데 다행히도 할머니께서 수건을 바로 가져다주어서인지 큰 피해는 없었다. 아까 할머니께서 주셨던 수건을 다시 할머니께 감사하며 가져다드리려다 수건을 자세히 보았다.

그 수건은 할머니께서 아끼셨던 수건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며 할머니께 갔다. “할머니! 아까 저한테 주셨던 수건은 할머니께서 아끼시던 수건이잖아요?” 할머니는 “그려, 맞아”하시며 대답했다.

나는 할머니께 “저 때문에 그 수건을”이라고 말했고 할머니는 “괜찮다”며 웃으셨다. 할머니의 그 웃음이 나의 아픈 곳을 치료해주는 약 같기도 했다. 나는 요즘에 학원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밖에 할머니 댁에 가지 못하지만 아직도 할머니를 생각하면 할머니의 수건도 함께 떠오른다.​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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