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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있는 음식보다 ‘특이한’ 음식 찾는 초등생들
  • 심소희 기자
  • 2018-12-17 16: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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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식감․소리 특이하면 맛없어도 OK?

경기지역 초등 6학년 A 양은 요즘 학원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곧장 편의점으로 향한다. ‘코하쿠토’라는 설탕과자를 종류별로 맛보기 위해서다. 편의점에서 봉당 3000~4000원에 살 수 있는 이 과자는 속은 젤리같이 말랑말랑하고 겉은 사탕처럼 바삭한 설탕과자.

최근 초등생 사이에서 이 과자가 인기를 끌자 일부 편의점에서도 이 제품을 판매하는데, 초등생들이 종류별로 사서 맛을 보는 통에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다.

A 양은 “맛은 별로 없다”면서도 “모양이 보석처럼 예쁘고 먹을 때 ‘와그작’ 하고 부서지는 소리가 재밌어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다”고 말했다.



일러스트 임성훈


특이한 음식, 유튜브 방송 보고?

초등생들의 간식 문화가 바뀌고 있다. 맛있으면서도 저렴한 음식을 찾던 과거와 달리 식감이 특이하거나, 먹을 때 독특한 소리가 나거나, 모양이 특별한 음식을 찾는 것이다. 이 조건들을 갖추기만 하면 맛이 없어도 상관없다는 것이 초등생들의 설명.

‘코하쿠토’를 비롯해 먹을 때 톡톡 터지는 소리가 나는 ‘바다포도(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해초류)’도 이른바 ‘핫한’ 간식이다. 초등생들은 왜 이런 음식에 열광할까?

이 음식들은 모두 초등생들이 즐겨보는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먹방(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을 통해 화제가 된 것.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개인방송을 먹방으로 꾸리면서 보다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 특이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 최근 개인방송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는데, 초등생들이 이를 따라하며 새로운 음식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코하쿠토를 먹고 “굉장히 느끼하다”면서 “맛이 불편해서 빨리 삼켰다”며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초등생들은 오히려 이런 모습에 더욱 호기심을 느끼는 것이다.


먹고, 영상 찍고…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초등생들의 꿈 5위를 차지한 가운데 크리에이터들이 초등생들의 음식 문화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 초등생들은 유튜브 방송을 보고 자신이 직접 먹어보는 것에서 나아가, 음식을 주변 친구들에게 적극 알리기도 한다.

인천지역의 한 초등생 B 양은 집에서 어머니와 코하쿠토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다. B 양의 어머니는 “유튜브에서 코하쿠토를 만드는 영상을 보며 아이와 함께 직접 만들었는데, 아이가 학교에 갖고 가서 친구와 나눠먹고 좋아했다”고 말했다.

일부 초등생은 유명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고 또 다른 ‘리뷰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데, 특이한 음식을 먹는 문화가 초등생 사이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욱 특이한 음식을 찾는 초등생도 적지 않다. 경기지역 초등 1학년 C 양은 친구들과 ‘색종이 과자’를 직접 먹어보는 영상을 찍어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마치 색종이같이 얇은 모양을 한 이 과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살 수 있는데다 맛은 심심하다는 평을 받지만 ‘직접 먹어보고 싶다’는 초등생들이 줄을 잇는다.


이건 먹는 거 아니야

문제는 이런 음식 중에 실제로 먹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도 있어 어린이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점.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식용 분필’. 일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먹방 소재로 삼으면서 이것 또한 먹고 싶어 하는 초등생들이 많다. 실제로 식용 분필을 먹는 영상을 본 울산지역 초등 3학년 D 군은 “식용 분필을 먹을 때 들리는 ‘오도독’ 소리가 재미있어서 나도 직접 먹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이 분필을 먹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다. ‘식용’은 혹시라도 먹었을 경우 인체에 해를 주지 않는다는 뜻이지, ‘식용’이라는 말이 ‘음식’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인체에 해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식용 분필을 먹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가루가 날릴 경우 호흡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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