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출동! 어린이기자]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범죄 수사의 내비게이션”
  • 최유란 기자
  • 2018-12-16 15:09:51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프로파일러’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로서 국내 범죄 수사의 역사를 개척해나간 이가 있다. 바로 권일용 전 경정(전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이 그 주인공. 1989년 경찰이 된 후 2000년 국내 1호 프로파일러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지난해 은퇴하기 전까지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흉악 범죄자들의 수사를 도맡으며 검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은퇴 후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탄생과 연쇄살인 추적기를 생생하게 그린 책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펴냈다. 책은 출간과 동시에 화제를 모았고 지난달에는 이 책의 드라마화까지 결정되며 그의 특별한 삶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동아어린이기자 이아민 양(경기 시흥시 금모래초 5)이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권 전 경정을 만났다.


권일용 전 경정(왼쪽)과 동아어린이기자 이아민 양. 사진=최유란 기자 



수사의 밑그림을 그리는 사람


“지금 나와 마주 보며 대화했지만 나중에 누가 내 넥타이가 무슨 색이었냐고 묻는다면 과연 대답할 수 있을까요?”

이 양이 프로파일러의 역할을 묻자 권 전 경정은 질문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프로파일러를 ‘수사의 내비게이션’이라고 표현했다. 불분명한 목격자의 증언은 물론 행동, 소리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분석해 범죄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전체 수사의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하기 때문. 그래서 경찰청 내 프로파일러의 공식 명칭은 ‘범죄행동분석관’이다. 특히 프로파일러는 동기가 분명하지 않아서 범인을 파악하기 힘든, 이른바 ‘묻지마 범죄’ 수사에 주로 투입된다. 현장에 나타난 범인의 행동을 분석해 심리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사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범죄자들에게 협박 편지 받기도

모든 일이 쉽지 않지만 프로파일러는 유독 힘들 수밖에 없는 직업. 잔혹한 범죄 현장을 누벼야 하는 것은 물론 끊임없이 범죄자들을 상대하며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밤을 지새우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 범죄자들에게 위협을 받을 때도 있다고.

권 전 경정은 “연쇄살인범의 집을 살펴보다가 범죄자가 내가 등장한 기사를 스크랩 해놓은 것을 발견한 적도 있고, 범죄자들에게 협박 편지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 양이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어떻게 프로파일러를 계속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권 전 경정은 “제복은 국민과 한 약속이기 때문”이라며 “개인인 나는 범죄자를 만나면 도망갈 수 있지만 제복을 입은 나는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범죄는 규모를 떠나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 나아가 우리 사회 공동체 전체를 망가뜨리는 행위입니다. 범죄를 줄이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사명감이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했지요.”(권 전 경정)


가장 중요한 자질, ‘포기하지 않는 것’

프로파일러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프로파일러는 주로 특채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선발된 프로파일러는 일정기간 전문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투입된다.

이 양이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어린이들은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라고 묻자 권 전 경정은 “프로파일러라는 직업 하나만을 위해 특정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며 사고의 폭을 넓히기를 권한다”면서 “지금 국내에는 경찰청 내 범죄행동분석관이라는 직업만 있지만 앞으로는 민간 탐정과 같이 프로파일러의 역할과 모습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낙 힘든 일이다 보니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늘 찾아옵니다. 그렇지만 그 순간마다 포기했다면 나 또한 오늘 이 자리에 없었겠죠.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 하나를 꼽자면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아닐까요?”(권 전 경정)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