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슈퍼히어로의 ‘아버지’ 스탠 리가 96세의 나이로 12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미국 일간신문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파이더맨·아이언맨·엑스맨·헐크·토르·닥터 스트레인지·블랙 팬서 등 세계적인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탄생시킨 미국 만화책 출판사 마블 코믹스의 명예회장 스탠 리가 여러 지병을 앓다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의료 센터에서 숨졌다.

스탠 리 마블 코믹스 명예회장. 산타 모니카=AP뉴시스

스탠 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고 그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는 그가 평소 인터뷰 등에서 자주 사용했던 ‘Excelsior(더욱 더 높이)’라는 단어가 적힌 사진이 올라왔다. 그는 히어로가 하늘을 올라가는 동작을 취하며 이 단어를 사용한 것.

1939년 마블 코믹스의 전신(바뀌기 전의 본체)인 타임리 코믹스에 입사한 스탠 리가 처음으로 만화 원작 제작에 참여한 작품은 ‘캡틴 아메리카’다.

이후 마블 코믹스 편집장, 마블 엔터테인먼트 사장 등을 지내며 수많은 캐릭터를 만들어낸 스탠 리는 미국 만화업계의 거장이 됐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에는 미국 예술가들의 최고 영예인 ‘미국 예술 훈장’을 받았다.

그는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40여 편에 깜짝 출연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스탠 리는 이미 내년에 개봉할 ‘어벤져스 4’와 ‘캡틴 마블’의 카메오(관객의 시선을 끄는 단역 출연자) 촬영을 마쳐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기대를 사고 있다.

[한 뼘 더] 스탠 리가 만들어낸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연기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아이언맨으로 사랑받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자신의 SNS에 ‘당신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헐크를 연기한 마크 러팔로도 ‘정말 슬픈 날입니다. 당신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라고 애도했지요.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스탠 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그려봅시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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