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 로봇 기술로 커피 만든다

언제 어디서든 같은 맛을 내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라면 NASA의 기술이 필요하다. 한 엔지니어는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물 온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NASA 인턴 시절에 배운 기술을 적용한 커피 메이커를 개발했다.

NASA는 화성탐사 로봇 ‘로버’에 PID라는 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로봇이 울퉁불퉁한 지형에서도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 기술은 온도를 조절하는 데에도 쓰이기 때문에 항상 같은 온도의 커피를 제조하는 커피 메이커를 만들 수 있는 것. 이 커피 메이커는 물의 온도 뿐 아니라 커피 가루의 온도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이 있다.


적외선 귀 체온계

입에 무는 체온계는 이제 안녕

몸의 온도를 잴 때 쓰는 적외선 귀 체온계도 NASA의 발명품이다. 먼 곳에 있는 별이나 행성의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 쓰이던 기술이 이제는 체온계에 쓰인다. NASA는 열에너지가 전자기파(전기장과 자기장이 변하며 전달되는 파동)로 방출되는 것을 측정해 별과 행성의 표면 온도를 추정한다.

마찬가지로 이 체온계는 온도를 재기 위해 사람의 고막에서 내뿜는 에너지를 측정한다. NASA 기술을 응용한 덕분에 더 이상 정확한 체온을 재기 위해 입 안이나 콧속 등 점막에 온도계를 접촉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병원 등에서 많은 환자의 체온을 잴 때 우려되는 교차 감염의 위험이 적어졌다. 갓 태어난 아기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환자들의 체온을 재는 데에도 무리가 없다.

마트에 가면 음식을 신선하게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한 진열대가 있다. 이 진열대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됐을까? 지구의 계절에 따른 온도 변화는 우주에서의 변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주에서는 태양빛에 노출되면 우주선 표면의 온도가 수백 도까지 달아오른다. NASA는 수 십 년 동안 큰 온도 변화에도 끄떡없는 우주선을 개발하다 보니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됐다.

NASA가 우주선의 냉난방을 조절하던 기술을 응용한 냉장 진열대는 달걀, 요구르트, 샐러드 등 쉽게 상하는 음식을 오랫동안 차갑게 유지시켜 신선함을 지킨다. 지나가는 손님들을 쉽게 유혹할 수 있도록 진열대에 문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찬 기운은 그대로 유지되니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울의 한 편의점의 냉장 진열대. 사진= 장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