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서 랩(강렬하고 반복적인 리듬에 맞춰 가사를 읊는 음악) 하는 초등교사로 유명해진 ‘달지’. 그의 정체는 경기 안산시 안산화정초 6학년 2반 담임인 이현지 선생님이다. 이 선생님은 랩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선생님은 어떻게 음악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이 선생님에게 들어봤다. ​


경기도교육청 홍보 영상에서 랩을 하는 이현지 선생님. 유튜브 동영상 캡처​

하고 싶은 말 담아요

“힙합동아리에 들어간 일은 최고의 선택이었답니다.”(이 선생님)

이 선생님은 대학생 때 힙합동아리에 들어가면서 랩과 사랑에 빠지게 됐다. 처음에는 동아리 매니저 역할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지속해서 힙합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랩을 하게 되었다고. 랩네임(랩을 할 때 쓰는 예명)은 평소 매우 좋아하는 보름달의 ‘달’과 이름 현지의 ‘지’에서 따와 만들었다. 그는 “랩이라는 취미 덕분에 즐겁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다”고 했다.

이 선생님은 자신의 취미를 활용해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교육청 홍보 동영상도 만들었다. ‘다시 만날 때’라는 제목의 노래에서 이 선생님이 랩을 한다. 작사는 직접 했고 작곡에도 참여했다. 가사에는 함께 학교생활을 한 학생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 이 선생님 학급의 학생들도 영상에 등장해 함께 노래를 부른다.

‘내가 바라는 것 딱 하나, 너의 삶에 행복 한 줄기를 더해주는 것, 잊혀지더라도 난 괜찮아, 너의 삶에 더 큰 행복이 쌓여 내가 지워지는 것.’(다시 만날 때) 이 선생님은 직접 쓴 가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로 이 구절을 뽑았다. 시간이 지나면 헤어져야 하지만 서로에게 좋은 추억이 되는 이 순간이 감사하다는 것.

“가사를 쓰면서 많이 울었어요. 학생들에게 잘 해주지 못해 아쉬웠던 부분이나 미안했던 일들이 많이 생각났지요. 하지만 가사에 공감해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뿌듯했습니다.”(이 선생님)

랩으로 하나 되는 우리

선생님이 랩을 하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이 선생님은 “녹음을 하고 싶다고 연습을 해오거나 가사를 써오는 학생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랩을 하고 싶은 포부나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담아서 가사를 써오는 친구들이 멋져 보인다고. 학생들이 랩을 좋아하는 만큼 이 선생님은 랩을 통해서 학생들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늘 고민한다.

이 선생님은 “유튜브에 제가 올리는 영상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바른 댓글 문화의 중요성도 같이 배우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선생님의 영상에 부정적인 댓글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학생들이 직접 정중하게 삭제를 요청하고 좋은 내용의 댓글을 먼저 달아 긍정적인 댓글이 달리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즐기며 음악 해요!

이 선생님은 힙합의 매력으로 ‘가사’를 꼽았다. “나만의 이야기를 가사로 써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힙합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시간을 내서 내 이야기를 담은 공연·노래를 즐긴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짜릿하답니다.”(이 선생님)

이 선생님은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라면 주저하지 말고 조금씩 음악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해보라고 조언했다.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음악에 빠져보라는 것.

“내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는 거예요.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어린이 독자 여러분 모두 자신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할게요.”(이 선생님)​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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