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워드] 인플루언서(Influencer)

최근 미국 일간신문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캐머런 케임스 윌슨이 3D(입체) 기술을 이용해 만든 디지털 모델 ‘슈두(Shudu)’가 인스타그램에서 13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디지털 인플루언서’가 됐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슈두의 사진을 보면 진짜 사람인지 디지털로 만든 가상의 인물인지 구별하기 매우 힘들다.

슈두는 반짝이는 피부 결과 완벽히 대칭인 이목구비, 작고 갸름한 얼굴, 길고 가느다란 팔다리 등의 외모로 아름답다는 평가를 듣는다. 특히 자연스러운 주름 등을 표현해 더욱 사람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슈두의 등장으로 패션 브랜드들이 완벽한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더 이상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람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홍보 행사나 런웨이(패션쇼 무대)가 아니면 진짜 모델을 만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슈두를 만든 윌슨은 디지털 모델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 ‘더 디지털스(The Diigitals)’라는 디지털 모델 전문 업체도 설립했다.

지난 4월 영국에서 설립된 또 다른 디지털 모델 마케팅 업체인 ‘IRMAZ 모델’의 설립자인 필립 제이는 디지털 모델에 대해 “브랜드들은 원하는 대로 모델의 성별, 인종, 헤어스타일 등을 선택할 수 있다”며 “디지털 모델은 논쟁을 하지도, 밥을 먹지도, 피곤을 느끼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 진짜 사람 모델과 거의 구별이 되지 않을 만큼 디지털 모델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디지털 모델인 슈두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댓글에서 “매우 아름답다” “완벽하다”는 등의 수많은 찬사를 받으며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모델의 등장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브랜드의 광고 촬영 등을 디지털 모델이 대체할 경우 기존의 모델과 사진작가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도 있습니다. 인간의 눈에 아름답게 보이도록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모델이 사람과 구분되지 않는 외모로 등장했을 때, 자칫 사람들 사이에 외모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슈두의 사례처럼 비현실적인 비율의 몸과 얼굴을 가진 가상의 모델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여성(혹은 남성)의 외모는 이렇게 완벽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이제껏 화장품 등 미용용품 브랜드의 상당수가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해 모델의 외모를 다듬으면서 빈틈없는 미의 기준을 앞세웠던 것을 보면 이런 걱정은 자연스러운 것이겠지요.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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