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1번 강○○ 군’ ‘51번 김○○ 양’처럼 출석번호를 남학생부터 매기는 것은 성차별이라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9일 판단 내렸다. 올 초 서울 A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엄마가 “출석번호가 여학생을 차별한다”고 이의를 제기한 결과다. 인권위는 “남학생에게 앞번호, 여학생에게 뒷번호를 부여하면 남성을 여성보다 우선시한다는 차별의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인터넷에선 갑론을박(여러 사람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상대편의 주장을 반박함)이 오갔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남자는 1·3번, 여자는 2·4번으로 시작하는 것도 성차별 아니냐, 가나다순으로 부여하면 ‘ㅎ’ 성을 가진 학생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14년 전엔 주민등록번호에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진정(실정이나 사정을 진술함)이 접수됐다. 인권위는 전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제도라 개별적인 사건으로 다룰 게 아니라는 취지로 각하(국가기관에 대한 행정신청에 대해 ‘안 된다’고 물리침)했다. 사회 시스템 전반을 손질해야 하는 혼란을 우려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