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놀면서 어려운 과학의 원리를 익힐 수 있을까? 최근 막을 내린 ‘2018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과학축전)’에서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과학축전은 올해로 22회째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 축제다.

올해 과학축전이 열린 첫날인 9일 킨텍스(경기 고양시)를 찾아 이 축제를 체험하러온 어린이들을 만났다.

방탈출에 도전!

‘방 탈출 게임’이란 이름의 부스가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였다.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가 운영하는 이 부스는 최근 큰 인기를 끄는 방 탈출 게임을 통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면서 금속 소재의 특징을 이해하는 곳.

첫 번째 방에 들어서자 네 종류의 각기 다른 금속으로 만들어진 아령들이 여기저기 놓인 피트니스장이 나타났다. 아령을 직접 들어 그 무게를 비교해보면서 가벼운 순서(마그네슘→알루미늄→티타늄→철)로 배치해야 방을 나갈 수 있는 비밀번호를 얻게 된다.

내 손으로 만든 공기청정기

“콜록콜록!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잡는 필터를 넣었어요.”

한국화학연구원의 부스 ‘캐미드림스쿨’을 찾은 최은우 군(경기 수원시 동수원초 3)이 말했다. 최 군은 자신이 만든 초소형 공기청정기를 들어 보였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공기청정기를 직접 만들어보도록 연구진이 돕는다. 자동차, 기차, 배에 장착되는 이 공기청정기는 이들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유해한 화학물질을 걸러주는 ‘촉매 변환기’ 같은 역할을 한다.

플라스틱 컵의 윗부분을 뚫은 뒤 필터를 설치하는 게 작업의 시작. 그 밑에 모터가 달린 작은 선풍기를 설치함으로써 이 필터를 통해 공기를 정화시키는 장치를 만든다.

촉매 변환기의 핵심은 ‘촉매’. 촉매는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물질을 변화시키는 물질이다. 촉매 변환기에는 고체 형태의 화학물질이 촉매로 쓰이는데, 이 촉매는 자동차 등의 내연기관에서 나오는 나쁜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해롭지 않은 질소와 수증기로 바꿔주는 고마운 존재다.

프랙탈 원리 이해해요

복잡한 수학원리도 ‘도형 만들기’ 활동을 통해 즐겁게 깨우칠 수 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작은 구조가 모이고 모여 결국 이들 작은 구조와 똑같은 형태의 큰 구조를 이루는 ‘프랙탈 원리’를 설명하는 ‘멩거 스펀지 도형’ 만들기 강좌를 열어 어린이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우선 가운데가 펑 뚫린 정육면체 종이 조각을 주어진 도안에 따라 오리고 붙여 작은 정육면체를 만드는 것. 어린이들은 이것이 옆 사람이 만든 정육면체와 모이면서 점점 더 큰 정육면체가 되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

멩거 스펀지를 만든 전영인 군(경기 고양시 오마초 3)은 “내가 만든 도형과 친구들이 만든 도형이 모이고 모이면 결국엔 내가 처음에 만든 도형과 같은 모양의 더 큰 도형이 만들어 지는 과정이 정말 신기하다”면서 “나뭇가지가 뻗는 모양, 겨울철 창문에 성에가 자라나는 모양도 모두 프랙탈 구조라는 사실을 배우게 됐다. 앞으로 일상 속 더 많은 프랙탈을 찾아볼 것”이라며 웃었다.


같은 모양의 도형 여러 개가 모여 하나의 큰 도형이 된 모습.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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