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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음바페 열풍, 그 이유는?
  • 이지현 기자
  • 2018-07-29 14: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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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 모스크바=AP뉴시스​

월드컵 우승 여운(아직 남아있는 영향)이 아직 남아 있는 프랑스의 거리에선 10번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 뜬 별, 19세 신예(새롭고 뛰어난 사람) 킬리안 음바페의 유니폼이다.

프랑스는 온통 ‘음바페’ 열풍이다. 특히 파리에서 10㎞ 떨어진 그의 고향 센생드니 주 봉디에서 음바페는 그야말로 영웅이다. 봉디는 낙후되고 교육 수준도 낮은 이민자 밀집 지역이다. 이달 초 이 지역에 취재하러 갔다가 점심을 먹으러 케밥(얇게 썬 고기를 꼬치에 꿰어서 구운 요리) 식당에 들렀다. 유럽에서 싼값에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케밥 식당은 벽에 칠이 다 벗겨진 낡은 임대 아파트 사이에 있었다. 동양인을 보고 낯설어하던 주인은 ‘음바페 열풍’ 취재차 들렀다는 이야기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너무 신이 나서 들어오는 손님마다 “한국 기자가 취재하러 왔다”고 자랑을 해댔다. 손님들은 “독일에 통쾌한 승리를 거둔 한국 대표팀도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우더니 “음바페는 우리 지역 사람”이라고 뿌듯해했다.

프랑스의 ‘음바페 열풍’ 이면에는 소외된 지역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실력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의 성공 신화가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음바페는 봉디 토박이(그 땅에서 태어나 살아온 사람)다. 카메룬 출신의 음바페 아버지는 이 지역 축구 클럽팀 ‘AS 봉디’에서 트레이너로 일했다. 4세 때부터 ‘AS 봉디’ 스타디움에서 매일 축구에 빠져 살던 음바페는 AS 봉디 이후 프랑스 최고 클럽인 ‘AS 모나코’와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소속을 옮김)하며 연봉 200억 원이 넘는 부자가 됐다. 돈도 좋은 배경도 없는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이 지역 아이들에게 음바페는 우상일 수밖에 없다. 동네 놀이터에는 축구선수를 꿈꾸며 공을 차고 다니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축구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수영장이 있는 큰 집에서 살고 싶어서”라고 했다.​

‘노동자와 사회 복지의 천국’으로 불리는 프랑스도 사회 불평등은 큰 고민거리다. 기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다 ‘부자 대통령’으로 낙인찍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주 의회 국정 연설에서 “프랑스의 문제는 소득의 불평등이 아니라 운명의 불평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신분의 사다리를 뛰어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번 월드컵에서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은 32개 팀이 참여한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국제정치, 세계무역은 물론이고 올림픽까지 세계를 주름잡는 두 나라가 이런 굴욕을 당하는 곳은 월드컵 외엔 찾기 힘들다. ‘힘의 논리’로 승부가 결정되지 않는 게 월드컵의 큰 매력 중 하나다. ㉠공은 둥글기 때문이다. 괴롭고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세계인들의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 한, 4년마다 영웅과 신화가 탄생하는 월드컵의 열기는 계속될 것 같다.

동아일보 7월 25일 자 동정민 파리 특파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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