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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미군이 떠난 용산, 공원으로 변신한다
  • 이지현 기자
  • 2018-07-05 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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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경기 평택 미군 기지 내 주한미군사령부 신청사 본관(위)과 용산 미군 기지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1] 국방부 취재를 담당한 지 얼마 안 되던 시절, 한 육군 장성(장군)을 따라 서울의 용산 미군기지로 들어가 볼 기회가 있었다. 빨간 별판을 단 승용차를 타고 별다른 제지 없이 곧장 들어선 용산 기지는 시끄럽고 북적대는 서울 도심 속에 숨어있던 별천지(특별히 경치가 좋거나 분위기가 좋은 곳), 고즈넉한(고요하고 아늑한) 휴양지처럼 느껴졌다. 벌써 20년 전 일인지라 그곳 풍경은 아련하기만 하지만, 미군 레스토랑에서 호탕하게 스테이크를 주문하던 그 장성의 자못 우쭐해 하던 표정은 여전히 기억에 또렷하다.​

[2] 주한미군사령부가 최근 용산을 떠나 경기 평택기지로 옮겼다. 미군이 용산에 주둔(군대가 일정한 곳에 머무르는 일)한 지 73년, 주한미군사령부가 창설된 지 61년 만이다. 1945년 광복과 함께 들어온 미 24군단 예하(아래) 제7사단 병력은 이전까지 일제의 총독관저와 사단사령부, 사단장관저 등 병영시설이 있던 용산에 일장기 대신 성조기를 내걸었다. 이후 세계 유일의 도심 속 군사기지 용산은 사실상 한국 안의 미국으로서 ‘용산합중국’ ‘용산공화국’으로 불렸다.

[3] 용산에 외국 군대가 주둔한 역사는 약 7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말 한반도를 침략한 몽골군은 한강과 가까운 용산을 일본 정벌을 위한 병참기지(군사 작전에 필요한 인원과 물자를 관리하고 보급하는 기지)로 삼았다. 임진왜란 때는 왜군과 명군이,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다. 구한말 *임오군란 때 흥선대원군이 끌려왔던 곳이 바로 용산 기지 맨 위쪽에 있던 청군 지휘소였다. 이후 일본군이 주둔하면서 용산은 일제의 대륙 침략을 위한 전초기지(적과 맞서는 맨 앞에 위치한 기지)가 됐다. 우리 역사의 치욕이자 아픔의 땅이었던 것이다.

[4] 광복 후에도 오랜 기간 수도 한복판을 미군에 내준 이유는 북한의 위협 때문이었다. 그래서 주한미군이 옮겨가면서 유사시(급하거나 비상한 일이 일어날 때) 미군의 자동 개입을 뜻하는 ‘인계철선’ 기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하다. 하지만 전후방이 따로 없는 현대전에서 인계철선 개념은 의미가 없고, 더 크고 좋은 새 둥지로 옮겨간 주한미군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군이 떠난 용산, 과거 행세깨나 하던 이들이나 들어갈 수 있던 그곳은 이제 모두에게 열린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동아일보 6월 30일 자 이철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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